[엑:스토리] '끝내기 발판' SK 정현 "올해 처음 스스로 칭찬했어요"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올해 처음으로 칭찬한 거 같아요".

선두 SK 와이번스는 지난 14일 2위 두산 베어스와의 중요했던 일전을 잡았다. 4-6으로 끌려가던 9회말, SK는 이형범을 상대로 제이미 로맥과 이재원의 안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김강민의 적시타로 6-6 균형을 맞췄다. 이후 나주환의 희생번트로 진루, 계속해 1사 2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정현이 타석에 들어섰고, 정현은 2스트라이크 이후 볼 3개를 골라내면서 만들어진 풀카운트 상황에서 7구를 타격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정현은 "앞에서 치든 안 치든 누가 봐도 나랑 승부하겠다 싶었다. 그런데 (김)강민 선배님 동점타가 나오면서 분위기도 타고, 흥이 생긴데다가 '이런 기회는 다시 안 온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2아웃도 아닌 1아웃이고, 뒤에 (노)수광이 형이 있으니 든든하더라. '뒤에도 있잖아' 이런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볼도 잘 골라냈고, 다행히 코스가 기가 막히게 안타 코스로 갔다"고 설명했다.

끝내기가 될 수도 있었던 타구였지만 두산의 전진 수비로 SK는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다. 정현은 "2루 주자가 빠르다고 생각해서 (끝내기가 될 줄 알고) 손을 들었다가 주자를 보니 안 들어와서 접었다"며 웃었다. 이내 "어차피 상위타선으로 연결됐으니 그게 맞았다고 보고, 그렇게 연결했다는 것에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비록 정현의 안타가 끝내기가 되지는 못했지만, 김강민을 3루로 보낸 정현의 안타가 결국 승리까지 이어졌다. 정현의 안타로 계속된 1사 1·3루에서 바뀐 투수 배영수가 1루 주자 정현에게 견제를 하려다 보크 판정을 받았고, 김강민이 그대로 홈을 밟으며 경기가 종료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정현은 "내야 수비수들이 전진 되어 있었다. 나는 아예 없는 주자처럼 신 경 안 쓰고, 무조건 치게 해서 홈 승부를 하려는 것 같았다"며 "처음에는 뛰려고 리드를 많이 가져갔다 2루수가 들어와 한 발을 줄였는데, 견제를 해서 바로 슬라이딩을 했다. 그 때 '와' 하고 함성 소리가 들리더라"고 얘기했다.

정현이 1루로 돌아온 순간 그대로 경기가 끝난 것이다. 슬라이딩을 하느라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정현은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오는 선수들에게 이유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정현은 "나오는 사람한테 '왜, 왜' 하고 물어봤다. 나중에 영상을 보고 보크인 걸 알았다"고 웃으며 "그래도 1번, 2번타자 안에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올해 처음 칭찬 한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SK 와이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