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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2019년을 지배한 나달, 메이저 19승 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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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 메드베데프와 4시간51분 대혈투 끝 US오픈 우승

올해 프랑스오픈 더해 페더러 ‘20승’에 1회 차 추격

펑펑 눈물 쏟아낸 나달 “내게 전부나 다름없는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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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가 매 포인트마다 충돌했다. 체력의 한계는 일찌감치 넘어섰다. 약 5시간에 가까운 대혈투 속 두 선수는 쉴 새 없이 코트 좌우를 뛰어다니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플레이로 탄성을 끌어냈다. 실수 하나에 경기 흐름이 오가던 승부는 마지막까지 관중들을 숨죽이게 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총상금 5700만달러·약 690억원)에서 4시간51분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최종 승자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었다.

나달은 9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끝난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와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7-5 6-3 5-7 4-6 6-4)로 승리했다. US오픈에서 2017년 이후 2년 만에 패권을 탈환한 나달은 메이저 대회 최대 상금인 385만달러(약 46억원)도 챙겼다.

나달의 우승으로 견고한 남자 테니스 ‘빅3’ 간 통산 메이저 우승 경쟁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개인 통산 메이저 우승을 19회로 늘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20회)을 보유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바짝 추격했다. 여전히 투어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나달은 1986년생으로 페더러(1981년생)보다 5살이나 어려, 페더러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나달보다 한 살이 어리지만 메이저 16회 우승으로 아직 거리가 있다.

공의 속도가 붙는 하드코트 경기에서도 둘은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을 받아내는 신기의 수비력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긴 랠리가 수시로 나오면서 이날 결승전은 이번 대회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나달이 첫 두 세트를 손쉽게 가져간 뒤 3세트 2-2에서도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 막판 메드베데프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됐다. 메드베데프가 나달의 서브 게임을 따낸 뒤 3세트를 7-5로 따내 승부를 장기전으로 끌고 갔다. 4세트까지 내주며 메드베데프의 반격에 고전하던 나달은 5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2차례 연달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막판 메드베데프의 추격을 뿌리쳤다.

나달은 우승 직후 경기장 내 전광판을 통해 자신의 역대 19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 영상이 나오자 펑펑 울었다. 나달은 “감정을 주체하려 해도 몇몇 장면에서는 쉽지 않았다. 아주 행복하다. 오늘 이 우승 트로피는 내게 전부나 다름없다”며 자신이 이뤄낸 성과를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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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하며 3년 만의 ‘20대 메이저 챔피언’에 도전했던 메드베데프는 비록 우승에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빼어난 경기력은 물론 강인한 멘털까지 증명해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간 ‘빅3’ 구도를 깰 남자 테니스 차세대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 메드베데프는 9일자 세계 랭킹에서 ‘빅3’에 뒤이어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메드베데프는 한층 성숙해진 자세로도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메드베데프는 대회 도중 볼보이에게 수건을 거칠게 빼앗고,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고, 관중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터뷰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날 경기 뒤엔 “저도 사람이라 대회 도중에 실수했다”며 “오늘은 경기를 더 오래 보려는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제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먼저 사과와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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