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브렉시트 연기, 한달에 수십억 파운드 들어…요청하느니 죽는게 낫다"
영국 하원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방지안을 가결하고 조기 총선안을 부결한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체면을 구겼음에도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그는 EU와의 합의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총선을 통해 10월 31일까지 무조건 EU를 떠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계획에 따르면 브렉시트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은 단 56일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일(현지 시각) 웨스트 요크셔 지역의 웨이크필드에 위치한 경찰신병학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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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5일(현지 시각) 웨스트 요크셔 지역의 웨이크필드에 위치한 경찰신병학교 연설에서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느니 차라리 시궁창에 빠져 죽는 게 낫다(rather be dead in a ditch)"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존슨 총리는 "나도 이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며 "조기 총선은 (브렉시트 관련)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10월 31일까지 이 나라를 (EU) 밖으로 끌고 나오는 것을 원하는가, 아니면 제러미 코빈과 노동당이 중요한 EU 정상회의에 가 통제권을 넘겨주고 우리를 10월 31일 이후에도 (EU에) 남도록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는 "브렉시트 추가 연기가 한 달에 수십억 파운드의 비용을 들게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사퇴를 결정한 자신의 동생 조 존슨 기업부 부장관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은 EU와 관련해 의견이 다르다.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법은 일을 해내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조 존슨 기업부 부장관은 5일 사퇴의사와 함께 "최근 가족에 대한 충성과 국익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존슨 부장관은 친 EU 성향으로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도 그는 EU 잔류를 지지했었다.
한편 영국 하원은 전날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찬성, 329표, 반대 300표로 가결됐다. 영국이 EU와 10월 19일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3개월 연장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당시에도 굽히지 않고 즉각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의 걸림돌"이라며 10월15일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내용의 동의안을 상정했다. 결과는 참패였다. 동의안이 통과되려면 투표권을 가진 하원 의원 중 3분의 2(434표) 동의가 필요했지만, 찬성표는 298표(반대 56표)에 그쳤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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