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허인회 인턴기자] 벤투호 스리백 전술의 핵심은 빌드업이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엉망으로 채워지자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터키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친선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37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팀이었다.
경기에 앞서 벤투 감독은 3-5-2 포메이션의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강인(발렌시아)이 권창훈(프라이부르크)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했다. 최전방은 손흥민(토트넘)과 이정협(부산)이 맡았다. 지난 A매치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데뷔 무대를 밟은 백승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스리백은 권경원(전북), 김민재(베이징 궈안), 박지수(광저우 헝다)로 짜여졌다. 김진수(전북)와 최근 맹활약 중인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좌우 윙백을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착용했다.
벤투호의 '비대칭 스리백'에서 왼쪽 윙백 자리는 김진수가 맡았지만 오른쪽은 윙포워드나 톱을 주로 봤던 황희찬이 출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대신 김진수보다 조금더 앞선 자리에 비대칭하게 위치했다. 사실상 수비 역할보다는 공격적인 임무에 치중하겠다는 의미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실험은 실패와 가까웠다. 한국은 백승호(다름슈타트)의 위치인 중앙 아래쪽 라인에서부터 빌드업을 시도했다. 그 후 좌우 측면으로 뿌려주거나, 공격형 미드필더와 연계해 풀어나가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상대는 의도를 파악하고 백승호에게 공이 가면 곧바로 강하게 압박했다. 받아주기 위해 다가오는 동료가 있었더라면, 역이용하고 빈공간을 노릴 수도 있었던 상황. 이강인과 권창훈은 지나치게 공격적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내려오지 않았다. 이때 황희찬의 받아주는 역할이 중요했지만 전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때문에 한국의 공간은 너무 벌어졌고, 백승호가 혼자 풀어나가려다 뺏기는 횟수가 잦아졌다. 간간히 권창훈이 내려왔지만 그 다음 연계 역시 없었다. 압박이 느슨한 상대에 먹힐만했던 전술은 조지아에는 통하지 않았다. 결국 전반 40분 중원에서 권창훈의 실수를 조지아가 가로채 아나니제에게 연결됐고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내내 보여줬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후반전에는 이정엽(부산), 백승호, 박지수(광저우 헝다)를 대신해 황의조(보르도), 정우영(알 사드),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기본적인 틀은 지켰다. 이후 전방에서의 움직임은 나아졌다. 후반 2분과 40분 황의조가 멀티골을 뽑아내며 잠시 경기를 리드했다. 그러나 빌드업 시작점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슈팅수도 조지아에 두 배 가까이 밀렸다. 아슬아슬하던 장면을 연출한 한국은 결국 경기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다.
벤투호의 스리백은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있었던 시절에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팀이기 때문에 다양한 전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스리백 사용 시 매번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고, 반드시 보완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justinwhoi@xportsnews.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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