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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2위)이 지난 2017년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 오픈 8강전을 마치고 남긴 말이다. 이 경기 나달의 상대는 정현(제네시스 후원, 한국체대, 세계 랭킹 170위)이었다.
정현과 첫 경기를 치른 나달은 1세트에서 고전했다. 접전 끝에 7-6<1>으로 1세트를 따낸 그는 2세트를 6-2로 잡으며 승자가 됐다.
이 해 열린 ATP 투어 1000시리즈 프랑스 파리 오픈 32강에서 정현과 나달은 두 번째 맞대결했다. 결과는 나달의 2-0(7-5 6-3) 승리였다. 정현은 바르셀로나 오픈처럼 1세트에서 선전했다. 그러나 뒷심 싸움에서 밀리며 1세트를 내줬고 이어진 2세트에서 무릎을 꿇었다.
2년 전 나달이 칭찬했던 테니스 유망주는 어느덧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정현은 지난해 1월 호주오픈 준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이후 정현은 잦은 부상으로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는 고질적인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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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중국 청두 챌린저 대회에서 복귀한 정현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이어진 일본 요카이치 챌린저에서는 8강전을 앞두고 허벅지 통증으로 기권했다. 부상의 악몽이 다시 찾아오는 듯 했지만 이번 US오픈 예선에서 3연승을 거두며 본선행에 성공했다.
정현은 2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미국, 세계 랭킹 206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3-6 6-4 6-7<5> 6-4 6-2)로 이겼다. 30일 열린 2회전에서는 '백전노장'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 세계 랭킹 34위)에게 3-2(1-6 2-6 7-5 6-3 7-6<3>)로 역전승했다.
1, 2세트를 내준 정현은 2회전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3세트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약점이었던 포핸드가 살아났고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을 주도했다.
나달도 이날 2회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대인 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 세계 랭킹 203위) 기권하며 손쉽게 3회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현은 예선 3경기를 치르고 본선에 올라왔다. 또 1, 2회전을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체력과 경험 그리고 기량에서 모두 나달이 유리한 상황이다. 정현은 지난해 호주 오픈 16강전에서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를 3-0으로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러나 당시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이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이번 US오픈에 출전한 나달은 특별한 부상 없이 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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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에서 정현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 2회전에서 모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정현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런 상승세를 3회전까지 이어갈 경우 '기적'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2회전을 마친 정현은 매니지먼트사인 IMG코리아에 ""힘든 경기를 잘 이겨내서 정말 기쁘다"며 "오늘 잘 쉬고 나달과 경기에서는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정현과 나달이 맞붙는 US오픈 남자 단식 3회전은 다음 달 1일 열린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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