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왼쪽)이 24일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은퇴경기에서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제공 | 디제이매니지먼트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금빛 날개’ 김동진(37)의 은퇴식은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의 배려 속에 성대하게 열렸다.
김동진은 2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킷치에서 축구화를 벗은 김동진은 7월부터 코치로 변신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맨시티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일환이자 김동진의 은퇴경기로 치러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감동 그 자체였다. 선발 출전한 그는 갓 네 살이 된 딸의 손을 잡고 피치에 들어섰다. 지난해에도 딸과 입장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너무 어려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김동진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딸이 뭔지 모르고 그냥 들어갔다. 이번에는 경기장에 가는 것을 알더라”라고 말하며 “늘 꿈꾸던 그림이었다. 딸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은퇴식에서 꿈을 이뤘다. 정말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동진은 전반 15분 교체 아웃 됐다. 이때부터가 더 큰 감동의 시작이었다. 김동진이 터치라인으로 향하자 킷치 선수들은 물론이고 라힘 스털링과 다비드 실바, 케빈 데브라위너, 카일 워커, 베르나르두 실바 등 맨시티의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김동진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건냈다. 김동진은 “생각도 못했다. 우리 팀 선수들과 인사를 하는 줄 알았는데 맨시티 선수들이 한 명씩 와서 인사를 건냈다. 정말 고마웠다. 하나 같이 대단한 선수들 아닌가. 분명 저를 모를 텐데 높은 수준의 배려와 존중의 자세를 보여줬다. 사실 제가 그 선수들에 비하면 하나도 유명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라며 맨시티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동진(왼쪽)이 24일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은퇴경기에서 손을 들며 관중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출처 | 킷치 SNS |
이게 다가 아니었다. 맨시티를 이끄는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터치라인에서 김동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김동진이 가까이 오자 박수를 치며 악수를 거냈고, 김동진 이름이 담긴 유니폼을 건냈다. 이어 덕담을 건내며 김동진의 앞날을 축복했다. 김동진은 “정말 깜짝 놀랐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누구인가. 세계 최고의 지도자 아닌가. 그런 분이 저에게 ‘행운을 빈다(Wish you all the best)’라며 덕담을 해주시더라. 너무 감사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참느라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김동진은 4만 관중과 동료, 그리고 맨시티의 축하를 받으며 영화 같은 은퇴식을 치렀다. 김동진은 “사실 다른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은퇴식 후에 허무하고 슬픈 감정이 든다고 하더라. 저는 그렇지 않다. 감동의 여운이 너무 오래 가고 있다. 지금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저는 정말 행복하게 은퇴했다”라며 고무된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 특급 배려를 보여준 맨시티에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08년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차지할 때 결승이 맨시티 홈 구장에서 열렸다.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인데 이번 인연을 통해 큰 애정이 생겼다. 원래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을 응원했는데 이제 맨시티가 나에게는 최고의 팀이다. 늘 응원할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런 지도자, 감독, 사람이 되고 싶다. 세계 최고의 감독이 아무 것도 아닌 저를 위해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깊은 존경의 뜻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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