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남는 중이다·성스러운 유방사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 대붕大鵬은 홰를 치고 장닭은 만리萬里를 난다 = 황우현 지음.
"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왜 죽어야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시작과 끝을 모르는데 중간에 살아가는 법은 알고 있을까요?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서문 중)
공학박사가 알려주는 불교 수행의 모든 것. 수행을 통해 불교의 진리를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 길라잡이다. 수행에 막막함을 느끼는 불자나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혼돈을 겪을 때 책 속 수행법을 따라 하며 안정을 찾기를 권한다.
부처 가르침을 정확히 알려주고자 여러 불교 경전과 큰 스님들의 법문 등을 착실히 검토하고 참고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수행법을 풀어놨다. 도표와 사진, 그림을 글과 함께 실어 이해를 풍부하게 했다.
중간마다 부처님의 전생담과 인연 이야기를 넣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책에 재미를 더했다.
저자 이력은 독특하다. 1983년 육군 소위로 임관해 통신장교 기초과정 교육 중 불교에 입문했다. 기초교리 교육을 거쳐 충남 공주의 마곡사 대룡스님에게서 수계를 받았다. 1986년 한국전력에 입사한 뒤로도 수행을 이어가며 불교대학을 마쳤다. 사내 불자모임인 '반야회'를 대표했고, 전력인 불자연합회 회장으로 3년간 있었다.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아 '데이터마이닝'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공학박사다.
산다. 200쪽. 1만2천원.
▲ 우리는 살아남는 중이다 = 진초록 지음.
여성 혐오 시대에 '살아남는 법'을 말한다. '미투(MeToo) 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됐음에도 여성 혐오가 생생히 살아있고, 가부장제가 얼마나 완고하게 작동하는지를 기록했다.
저자는 여성 혐오 시대에 살아남아서 다행인가 싶다가도 결국은 살아남는데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 했기에 불행했다고 말한다. 위축되는 게 싫었고, 다른 여성들에게 손을 내밀며 험지를 헤쳐나가고자 책을 썼다.
'딸바보'를 주제로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한 기억을 소환하지만 이내 딸바보를 자처하는 이들에게 열렬하게 호소한다.
"딸 역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으로 살도록 길러 달라고, 그리 키워달라고 말이다. 나는 누군가의 딸이, 당신의 딸이, 내가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귀속되어야만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는 뜨겁게 욕망하고 성취하며 자신만의 성체를 짓는 삶을 딸에게 주려는 아버지가 이 세상의 표준이 되기를 빈다."(본문 121쪽)
행성B. 264쪽. 1만5천원.
▲ 성스러운 유방사 = 다케다 마사야 편저. 김경원 옮김. 이라영 해제.
'가슴은 곧 여성'이라는 기존 유방관에 균열을 내려는 22명의 연구자가 지난 10년간 유방을 주제로 연구한 공동 성과물을 담았다.
2008년 일본에서 '유방문화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각 분야 연구자들이 "여성의 가슴은 정말 성적인가", "유방이 여성만의 기관일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골몰했다.
연구자들은 유방과 관련한 고대 문학과 예술, 오늘날의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살폈고, 직접 여러 나라를 찾아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책에서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서양의 가슴 문화에 집중한다. 각국의 가슴 문화, 이와 관련한 역사 이야기, 현장 답사 등으로 꾸며졌다.
연구자들이 오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세상에는 젖먹이는 성스러운 가슴, 성적으로 유혹하는 가슴 외에도 수없이 많은 가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책 본문에 빠진 한국 사례는 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 씨가 쓴 해제를 통해 읽어볼 수 있다.
글을 엮고 쓴 편저자는 홋카이도대 대학원 문학연구과 교수이자 유방문화연구회 대표다.
아르테. 328쪽. 2만원.
▲ 일상의 혁명 탈코르셋 선언 = 윤지선·윤김지영 지음.
페미니즘의 대표 운동방식인 '탈코르셋'을 체계적으로 다룬 입문서. 저자들은 탈코르셋 운동의 등장 배경과 의의를 짚어보며 '꾸밈 노동'으로 규정하는 외모 꾸미기가 왜 여성의 개인적 취향으로 오인되는지 구조적 원인을 해부한다.
저자들은 탈코르셋 운동이 여성성 수행에 대한 사보타주 행위로 볼 수 있다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불편한 정치적 실천이 주는 의미와 효과를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사월의책. 134쪽. 1만4천원.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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