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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박훈 변호사 "손정은, 신동호는 못 내치고 새내기에 복수, 저열해"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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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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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박훈 변호사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첫날 처음 진정서를 제출한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비판적 입장을 보인 손정은 MBC 아나운서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박훈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역자'들은 부당해고 당해도 싸다는 이 저렴한 논리가 mbc 내부에서 드디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며 손정은 아나운서 페이스북 글을 지적했다.

손 아나운서는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 파업 당시 MBC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아나운서들에게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손 아나운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거다. 그저 방송을 하러 들어왔을 뿐인데, 들어오는 방송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거냐 할 수 있겠지...하지만, 이제 어떻게든 MBC에 다시 들어와야겠다며 몸무림치는 너희의 모습이, 더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구나"고 적었다.

이어 "모두 정규직이 될거라며 끊임없이 감언이설을 늘어놓았던 그 국장(신동호)은, 요즘 매일 아나운서국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가 나에게 주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서, 울분과 눈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에게도 물어보렴. 그때 왜 쓸데없는 희망을 주셨냐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 왜 하신거냐고"라고도 했다.

실제로 손 아나운서는 지난 2017년 제작거부 돌입 전 기자회견에서 신동호 당시 아나운서국장에 의해 방송 업무에서 배제됐던 사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위 부분을 염두한 듯 "16,17년 들어온 아나운서들은 신동호한테 가서 따지라는 이 같잖은 논리가 복수심으로 똘똘 뭉쳐 이성을 상실케 한다면 mbc의 미래는 어둡기 그지없을 것이다"라며 "신동호는 내치지 못하고 신동호가 채용한 새내기 아나운서들에게 복수하고 있는 이 저열한 인간들"이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 변호사는 18일 또다른 글을 통해 "전쟁터 뒤의 수습에서 '배신자'는 단호 척결하지 못하고, 그 나약한 '부역자'들만을 가혹하게 응징했던 이 더러운 한국 역사의 전통은 해고자 출신 최승호가 mbc 사장이 되었어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권력을 잡은 자들의 치졸한 '공범자'들의 '자백'을 난 손정은 아나운서의 글에서 봤다"고 평했다.

한편 MBC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은 지난 16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첫날, 직장내 괴롭힘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고용청)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16·17사번 계약직 아나운서로 지난 2016, 2017년 MBC 계약직 아나운서로 뽑혔으나 2017년 12월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뒤, 지난 3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해고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5월 "해고무효확인 사건의 판결 선고 시까지 채무자(MBC)에 대하여 각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며 인용을 결정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들의 계약해지가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내렸다.

근로자 지위를 임시로나마 인정받은 이들은 MBC 상암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으나 업무 배정을 받지 못한채 사실상 격리된 상태다. 사내 전산망 접근 및 출퇴근 등 근태 관리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손정은 SNS 글 전문>

얘들아, 어제 너희가 직장내 금지법으로 MBC를 신고했다는 기사를 보고 밤새 고민하다 이 글을 쓴다.

2016년 3월, 사회공헌실로 발령나던 날이 생각난다. 그날 신동호 전 아나운서국장은 인사발령이 뜨기 전에 국장실을 비웠지. 난 한마디 통보도 듣지 못한 채 오후에 짐을 싸서 그 다음주부터 사회공헌실로 출근해야만했다. 그는 그렇게 11명의 아나운서를 다른 부서로 보냈고, 그 인력을 대체할 사람들 11명을 ‘계약직’으로 뽑았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말을 잘 들을 거라 생각했겠지. 실제로 너희들은 최선을 다해 방송했고, 그렇게 우리들의 자리는, 너희의 얼굴로 채워져갔다.

억울할 수도 있을 거다. 그저 방송을 하러 들어왔을 뿐인데, 들어오는 방송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거냐 할수 있겠지. 너희들은 실제로 나에게와서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너희가 안쓰럽고 또 기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든 MBC에 다시 들어와야겠다며 몸무림치는 너희의 모습이, 더이상 안쓰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구나.

모두 정규직이 될거라며 끊임없이 감언이설을 늘어놓았던 그 국장은, 요즘 매일 아나운서국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가 나에게 주었던 고통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서, 울분과 눈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에게도 물어보렴. 그때 왜 쓸데없는 희망을 주셨냐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 왜 하신거냐고.

안타깝게도 실제 파업이 이뤄졌을 당시 너희들은 ‘대체인력’ 역할을 수행했다. 그 자체를 비난하는 건 아니다. 재계약 운운하며 뽑은 이유대로 행동하길 요구하는 당시 경영진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당연히 쉽지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그 당시 너희와 같은 처지였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본인의 신념을 이유로 제작 거부에 참여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초인적인 덕성이 있어야 그런 행동이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그렇게만 말하기에는 꽤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신념을 따랐고 그 작은 힘들이 모여 MBC는 바뀔 수 있었다.

그리고 너희가 남았다. 회사는 계약이 종료됐다 말하고, 너희는 갱신 기대권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가처분 상태이니 만큼 회사에 출근하고, 급여를 지급해주며, 법의 판단을 기다려보자는 회사를 너희는 직장 괴롭힘 1호로 지목하고 언론플레이에 나섰더구나. 시대의 아픔이 있고, 각자의 입장이 있고,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을 터인데, 너희가 사인한 비정규직 계약서와 진정으로 약자의 터전에 선 자들에 대한 돌아봄은 사라지고, 너희의 ‘우리를 정규직화 시키라’는 목소리만 크고 높구나.

다가올 1심판결을 기다려보자. 만약 법이 너희의 편이라면, 그때는 아나운서국 선후배로 더 많이 대화하고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희의 고통을 직장괴롭힘의 대명사로 만들기에는 실제 이 법이 보호해야할 대상이 우리 사회에 차고도 넘쳐, 마음이 아플 뿐이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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