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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빛나는 變則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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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조선일보

〈제11보〉(141~153)=프로들도 인터넷상에서 자주 스파링을 한다. 대부분 실명 대신 ID(등록 이름)를 쓰지만 종종 정체가 드러나기도 한다. 변상일의 ID는 타이젬에선 '레전드', 한큐바둑에 들어가면 '미라클'로 알려져 있다. 정상을 향한 간절함이 전해져 온다. 그런가 하면 사이버오로를 주름잡는 '초코소라빵'도 변상일이라고 한다. 한창 먹성 좋던 10대 시절 만든 대화명일까. ID엔 주인의 꿈과 체취가 녹아 있다.

백이 △로 중앙 흑의 연결을 방해하고 나선 장면. 142로는 144 자리 끼움이 맥점으로 돼 있지만 지금은 우변과 엮여 위험하다. 145까지 필연. 148로 따내고 하중앙 집을 지켜 백의 미세한 우세가 이어진다. 147로 참고 1도 1은 욕심으로, 백 2 다음 A, B를 맞봐 얻는 게 없다. 149, 151이 보기보다 매우 컸다(때려낸 이후에도 선수 의미가 있다).

백은 146, 흑도 151 때 거의 동시에 초읽기가 시작됐다. 153은 원래 안 되는 수. 참고 2도의 수순이 있어 '가'에 막는 것보다 2집 손해다(10…7). 하지만 그것은 흑의 패배가 확정되는 코스다. 153은 흑이 역전극을 이끌어낸 빛나는 변칙수였다. 이 바둑의 절정에 돌입한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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