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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허술한 뒷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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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10보〉(121~127)=다케미야(武宮正樹)는 중원에 거대한 세력권을 형성해 전판을 호령하는 '우주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살상력 측면에선 가토(加藤正夫)가 다케미야보다 더 유명했다. 가공할 힘과 수 읽기로 툭하면 대마를 때려잡아 '살인 청부업자'란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조치훈·고바야시(小林光一) 등과 함께 1970~80년대 일본 바둑 황금기를 이끌었던 추억의 인물들이다.

백 △에 121은 타개 리듬을 주지 않으려는 수. 참고 1도 1이 행마법 같지만 백 8까지 절묘한 수순으로 돌파해 사지를 벗어난다. 122를 선수한 후 124에 붙인 수가 다시 탁월한 감각으로 검토진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최정은 이 수에 남은 시간 5분을 모두 투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125로는 참고 2도 1이 일감(一感)인데, 8까지 사전 공작 후 10 이하 사석 전법으로 18까지 우하귀가 돌파된다. 이 수순을 피해 125를 선수한 후 127에 붙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파호(破戶)의 급소. 하지만 하중앙 포위망이 허술해 백 대마가 잡힐지는 의문이다. 127로 '가'에 두어 뒷문을 막으면 안에서 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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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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