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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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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6보〉(63~69)=최정은 지난 5월 하순 중국서 열린 몽백합배 통합 예선에 불참했다. 그 직후 시작된 LG배 본선에 전력을 쏟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또 한국 랭킹 1위 박정환은 오는 21일부터 도쿄서 열리는 제31회 TV아시아선수권 한국 대표 출전 티켓을 반납했다. 이틀 뒤 열릴 박영훈과의 춘란배 결승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었다. 간판스타들의 반외(盤外) '사소취대(捨小就大) 전법'이 흥미롭다.

63 빈삼각은 고심의 한 수. 참고 1도의 수순으로 좌변 대마가 살 수는 있지만, 백에게 외곽을 도배질 당하는 데다 좌하 흑도 패맛까지 남아 차마 택하지 못했다. 1도의 결과는 이른바 생불여사(生不如死). 백은 67로 막아 살려주는 대신 64로 근거를 빼앗으며 집요하게 생사를 추궁한다.

이제 흑 67로 '가'에 호구쳐 살리려는 것은 잘 안 된다. 참고 2도는 하나의 예. 20까지 좌변이 몰살을 피하지 못한다. 포위망을 뚫긴 했는데 68로 끊겨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무거운 발길을 끌고 69로 나가 보았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갈수록 태산. 전 세계 챔피언이 이처럼 초반부터 고생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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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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