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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포백 복귀 벤투호, 스피드+호흡 합격점…코너킥 수비 개선해야[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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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벤투호가 11일 아시아 최강 이란을 맞아 원래 입던 옷 ‘포백’으로 돌아왔다. 백승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살짝 내려 변형 4-4-2 전술을 펼친 태극전사들은 결과는 떠나 내용 면에서 스피드와 패스워크를 잘 장착했다. 승리하진 못했으나 이란전 골을 모처럼 맛봤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무난히 넘을 수 있다는 신호까지 보냈다.

◇포백 복귀 벤투호, 빌드업과 스피드 괜찮았다

한국은 지난 7일 호주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 중앙 수비수를 3명 집어넣은 것이 두 번째였다. 호주가 1.5군을 투입하다보니 벤투 감독도 플랜 B를 점검하려는 의도가 컸다. 호주전에선 1-0 승리를 챙기기는 했으나 공격이 답답하고, 유기적인 플레이가 사라져 비판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한편으론 스리백 전술이 1~2번의 시도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도 증명됐다. 보다 수준 높은 이란을 맞아 벤투 감독은 포백으로 돌아갔고, 이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익숙한 포메이션으로 임하다보니 빌드업(공격 작업)의 완성도가 높아졌도 팀의 스피드도 빨라졌다. 호주전과는 다른 축구를 하고 있다”며 호평했다. 황의조의 선제골도 속도가 붙으면서 터진 것이었다. 스리백 포메이션에선 기성용처럼 볼을 간수하면서 뿌려주는 미드필더가 보이질 않았다. 이란전에선 A매치 데뷔한 백승호가 공·수 연결을 무난히 해내면서 전방의 황인범과 손흥민이 빌드업에 가세했다. 다만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페인, 포르투갈과 대등하게 싸운 이란과 맞불 작전을 펴다보니 포백 뒷공간이 몇 차례 뚫린 것도 사실이었다. 센터백 김민재의 개인 능력으로 실점 위기를 계속 면했다.

◇에이스보다는 도우미, 손흥민의 딜레마

벤투호 투톱 전술의 딜레마가 바로 손흥민이다.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골을 넣고 상대를 파괴하던 그가 대표팀에 오면 ‘도우미’를 자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A매치 소집 기간에도 “동료 선수들 돕는 플레이에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날 실제로 중원에서 왼쪽 측면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홍철에 긴 패스를 찌르거나, 나상호를 위로 올리고 자신이 밑에 내려가는 등 헌신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손흥민의 이런 움직임은 이해가 간다. 그가 볼을 잡을 때면 이란 선수 2~3명이 달라붙어 저지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선 해리 케인이나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손흥민 만큼 기술 좋고 폭발력 탁월한 선수들이 주변에 포진한다. 대표팀에선 그렇지 않다. 손흥민은 이란전에서도 활동 폭은 넓힌 반면 킬러 본능은 줄였다. 물론 강한 왼발 슛을 쏘는 등 골 결정력에 신경 썼으나 그의 킬러 본능 더 살릴 방법이 절실하게 됐다. 지난 1년간 엄청난 강행군을 펼친 손흥민은 전반전 직후엔 그라운드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시선을 끌었다.

◇맨 마킹이 익숙한데…코너킥 방어 ‘허점 노출’

코너킥 수비는 계속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한국은 득점 4분 만에 실점했는데 코너킥 때 김영권의 몸을 맞고 볼이 데굴데굴 굴러 골망을 출렁였다. 벤투 감독은 2014년 부임한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처럼 코너킥 수비 때 선수들이 골라인에 일자로 서서 자기 구역을 맡는 ‘지역 방어’를 쓴다. 이는 어릴 때부터 습관을 들인 선수들 입장에선 익숙할 수 있으나. 한국 축구 풍토에서 자란 선수들에겐 허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세트피스 수비 때 일대일로 막는 맨마킹을 기본으로 한다. 이번 자책골도 수비 구역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덜 되면서 나온 허무한 장면이다. 화력이 상대보다 한 수 위인 아시아 2차예선에선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최종예선 앞두곤 지역 방어에 대한 세밀한 연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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