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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集中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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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4보〉(42~51)=승부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 요소는 물론 실력이다. 더 깊고 정확한 수읽기를 구사하는 쪽이 이긴다. 하지만 근성, 끈기, 결단력, 배짱… 같은 외적 변수들도 승부에 간여한다. 절대 빼놓아선 안 될 것 중 하나가 집중력이다. 단둘이 마주 앉아 오직 머릿속 판단만으로 쉴 새 없이 싸우는 바둑은 다른 어떤 승부보다 집중이 요구된다. 이런 사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지금부터 전개된다.

흑이 ▲로 젖혔을 때 42가 최정의 조심성과 집중력을 잘 보여주는 수. 습관적으로 참고 1도 1로 받기 쉽지만, 3 이후 4~8의 날카로운 반격 수단이 준비돼 있다. 백이 이 수순에 걸려들었다면 치명적 피해를 면키 어려웠을 것이다. 42를 놓기 전 최정은 20분이란 금쪽같은 시간을 투입해 위기를 피해 갔다.

반면 42 직후 놓인 43은 심각한 문제수. 흑이 초반부터 고전에 빠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43으론 당연히 46에 붙여 받아야 했다. 참고 2도 7까지 바꿔쳐도 흑은 불만이 없다. 44에 45로 붙여 넘었지만 흑 전체가 졸지에 곤마(困馬)로 전락했다. 43에 10분이나 사용하고도 이 변화를 깜빡했다. 극단적인 집중력 차이가 한순간에 이 바둑의 명암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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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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