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평가전에 출전하는 선수 명단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최종 옥석 가리기에 돌입한 ‘벤투호’가 그간 외면하던 K리그 선수들을 시험대에 올렸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7일 호주전, 11일 이란전) 명단을 발표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재성(홀슈타인 킬), 권창훈(디종), 황인범(밴쿠버),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승규(빗셀 고베) 등 기존 핵심 자원들이 대거 발탁된 가운데 K리거들이 새 얼굴로 등장한 게 눈에 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황태자로 불린 장신 공격수 이정협(부산)이 이름을 올렸고 김태환(울산)과 손준호(전북)도 전임 신태용 감독 시절이던 2018년 1월 터키 전지훈련 후 처음으로 소집됐다. 벤투 감독은 이들의 합류 배경에 대해 “선수 선발은 꾸준한 관찰의 결과다.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대표팀에서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점검하고 싶어서 불렀다. 대표팀의 플레이 스타일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기용 여부는 훈련하는 걸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꾸리는 데는 보수적인 편이었다.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은 이래 ‘해외파’를 중심으로 한 큰 틀을 유지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멤버를 주축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몇몇이 추가 승선했으나 K리거들에게 돌아오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경남FC의 핵심 수비수로 뛰던 박지수(광저우 헝다)가 승선한 정도를 제외하면 ‘깜짝 발탁’ 소식도 흔치 않았다.
기조가 바뀐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웬만한 해외리그 소속 선수들은 점검을 끝낸 상태다. 자잘한 부상을 안고 있거나 소속팀에서의 입지 변화가 있는 선수들을 굳이 무리해서 기용할 필요가 없다. 이청용(보훔), 지동원(마인츠), 정우영(알사드) 등은 이런 이유로 제외됐다. 게다가 내달 열리는 평가전은 오는 9월 시작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2019시즌 K리그가 개막한 후 소화한 일정이 13라운드에 이르면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차츰 가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발표된 명단에서 6명에 불과하던 K리거가 이번엔 10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K리그1 득점 10위, 도움 10위 내에 발탁된 선수는 김태환 한 명 뿐이다. 여전히 자국 리그가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지적에 벤투 감독은 “숫자로만 나를 설득하긴 힘들 것이다. 내게 단순 수치는 크게 중요치 않다. 어느 리그에서 뛰는 선수인지도 무관하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 얼마나 맞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적극 반박했다. 골이나 도움 관련 수치보다는 자신의 철학에 맞는 선수들을 기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표팀의 특성상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기본적인 토대는 유지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변화를 시도할 생각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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