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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마무리 지각 변동, 하재훈·고우석·문경찬 대체자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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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SK 하재훈이 22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고있다. 2019.05.2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책임있는 자리에 올라서게 되면 당장은 중압감을 느끼면서도 결국에는 그 자리에 맞는 인물로 성장한다는 의미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힘든 자리일지 몰라도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철저히 준비하고 수련했다면 큰 인물로 올라설 수 있다.

올시즌 세 명의 마무리투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체자에 불과했으나 마무리투수를 맡은 후 기다렸다는 듯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SK 하재훈(29)과 LG 고우석(21), KIA 문경찬(27)이 마무리투수 지각 변동의 중심에 우뚝 섰다. 셋업맨으로 올시즌을 출발했으나 기존 마무리투수의 부진 혹은 부상으로 승진을 이뤘고 이제는 누구도 대체하지 못하는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해외파 하재훈은 좀처럼 보기 드문 경우다.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시절은 물론 일본 독립리그서도 외야수로 뛰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투수 전향 1년차를 보내고 있다. 포지션을 전향한 선수들 대부분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지만 하재훈은 투수로 맞은 첫 시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은 후 투수로 전향할 것을 권유 받은 하재훈은 야구 인생을 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투수 훈련에 들어간 하재훈은 강점인 구위를 살리고 제구력까지 향상시켰다. 개막 당시에는 김태훈이 SK 뒷문을 책임졌지만 지난달 26일 KT전부터 하재훈이 9회를 책임지며 어느덧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이제 막 마무리투수를 시작한 만큼 자신만의 루틴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으나 올시즌 등판한 26경기 중 25경기서 실점하지 않을 정도로 듬직하게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첫 세이브를 올린 경기부터 26일 NC전까지 13연속경기 무실점 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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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이 16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있다. 2019.05.16.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2017년 프로에 입단한 순간부터 오승환과 같은 마무리투수를 꿈꿨던 고우석도 마치 날개를 단 듯 높이 날아올랐다. 정찬헌의 허리 통증 이탈로 지난달 21일 잠실 키움전에서 통산 첫 세이브를 기록한 고우석은 12연속 경기 무실점, 7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150㎞를 상회하는 대포알 직구와 슬라이더로 LG의 뒷문을 철통방어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구난조로 볼넷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실점하곤 했지만 마무리투수가 되기를 고대한 것처럼 승진과 함께 기량이 급성장했다. LG는 고우석과 더불어 올해 고졸신인 정우영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리그에서 가장 젊은 필승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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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문경찬이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5-2로 승리한 뒤 한승택 포수와 하이파이브로 자축하고있다. 2019.05.17.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문경찬은 최근 KIA 상승세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무 전역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오른 문경찬은 김윤동이 어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대체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지닌달 27일 키움전에서 통산 첫 세이브를 올렸고 세이브와 함께 자신감도 부쩍 상승했다. 하재훈과 고우석처럼 150㎞대 강속구를 구사하지는 않지만 묵직한 구위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승리를 완성한다. 늘 뒷문이 불안했던 KIA는 문경찬이 마지막 순간을 책임지면서 자연스레 필승조 리빌딩에도 성공하고 있다. 박흥식 대행체제에서 8승 1패, 최근 7연승을 달린 배경에는 문경찬을 비롯한 새로운 필승공식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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