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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KBS 문보현 드라마센터장 "올해는 KBS드라마 부활의 원년"[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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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올해 KBS 시청률이 많이 많이 회복됐다. ‘대중성’이냐 ‘공정성’이냐고 묻는다면 둘 다 필요하다. 지난해 시사와 보도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예능과 드라마 쪽에 방점을 두려고 한다. 콘텐츠 중심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승동 사장은 KBS가 중점을 두는 부분으로 ‘예능’과 함께 ‘드라마’를 꼽았다. 양 사장의 발언에 방점이 찍힌 부분에서 역설적으로 느껴지듯 현재 KBS의 드라마는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다. JTBC 등 종편과 CJENM의 대약진으로 지상파의 ‘드라마 독과점’이 무너진지 오래 됐다. 스타PD들도 대거 자리를 옮겼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의 급부상으로, 드라마를 방영하는 플랫폼으로서 압도적인 지위도 잃어버렸다.

◇“KBS 드라마 지위, 예전 같지 않다” 냉혹한 현실 인식
지난해 10윌 취임한 KBS 제작2본부 문보현 드라마센터장은 현재 KBS 드라마센터의 상황에 대해 “최근 몇년 사이 위상과 영향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인력도 많이 유출 됐다. 최근 3년여 사이에 실력이 검증된 20여명의 프로듀서가 회사를 나갔다. KBS로서는 큰 손실이다. 그 인력들이 종편이나 다양한 플랫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고, 지상파의 위기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으며, 내부 인력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상황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KBS에서 CJENM으로 건너간 뒤 ‘응답하라’ 시리즈 등을 만든 신원호 PD는 급여 1억여원, 상여금 25억여원을 받아 총 보수 27억46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문 센터장은 “검증된 인재가 외부로 나가는 이유는 두가지다. 금전적인 측면, 자신이 얼마나 마음 편하게,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 환경적 측면이다. 첫번째 부분은 KBS가 외부에 비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회사에선 두번째 부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15년 전 무렵 외주 제작사가 활성화될 즈음 지상파PD의 이직이 많았다. 그때는 지상파의 힘이 세기도 했지만 지상파에 있으면서 상업성에 구애받지 않고 공영성이 강조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인재 유출을 막는 장치였다. KBS는 아직 단막극이 있고, 특집 드라마 등을 통해 작푹섬과 의미가 강조되는 작품을 연출할 기회도 많이 제공한다. 이 조직만의 ‘자존감’을 되살리고 좋은 작품을 할 환경을 조성한다면 인재 유출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조직의 사기 진작이다. “드라마국에 80여명의 프로듀서가 있다. 결국은 소통이 먼저다. 구성원들의 요구, 아쉬운 부분 등을 해소해 나가면서 ‘공동 선’을 도모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KBS 드라마의 핵심 경쟁력 “트레이닝&육성 시스템은 여전히 최고”
문 센터장이 봤을 때 KBS 드라마의 경쟁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아직 ‘맨파워’는 살아있다. 드라마를 잘 만드는 프로듀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KBS 드라마의 핵심 역량은 체계적인 인재 육성 시스템이다. “KBS는 다른 방송국과 달리 1년에 10편 정도의 단만극을 제작한다. 조연출 이후 연출을 맡길 때 곧바로 최전선인 미니시리즈에 보내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부담없이 하면서 트레이닝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그 단막극 연출을 하기 전에는 연출 경험이 풍부한 연출자와 공동 작업을 1~2년 정도 거치게 한다. 그런 단계를 거치다보면 연출자의 개성, 성향, 장르 경쟁력에 대한 판단이 선다. 이후엔 매년 뽑는 신인작가 10여명과 연출자를 매칭시키며 아이템 발굴 및 기획을 하게 한다. 실패를 해도 그런 건 나중에 큰 일을 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렇게 연출자를 관리하고 성장시키는 시스템은 여전히 KBS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올해는 KBS 드라마 부활의 원년”
한때 ‘독과점’ 지위를 누렸던 지상파, KBS 드라마의 지위도 예전같지 않다. “냉정히 따지면 KBS드라마는 무수히 많은 드라마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현상은 최근 몇년 사이 급격하게 생겨났다. 독과점 시대는 끝났다. 지상파 드라마가 속절 없이 무너지고,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는 현상이 조금 갑작스럽게 진행돼 혼돈스러운 상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시청자들은 지상파 드라마라고 보지 않는다. 다양한 작품을 접하며 눈이 높아졌고, 요구들도 세분화 된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올 들어 KBS 드라마는 시청률 상승세다. 최근 종영한 수목극 ‘닥터 프리즈너’는 시청률 15%로 종영했다. 새로운 수목극 ‘단, 하나의 사랑’이 시작했고, 월화극 ‘국민 여러분’이 방영 중이다. KBS 드라마의 ‘킬러 콘텐츠’인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3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올해초 아침 일일극을 폐지했지만 KBS1 ‘여름아 부탁해’와 KBS2 ‘왼손잡이 아내’가 KBS 저녁 일일극을 쌍끌이하고 있다. 화요일에는 실험적인 형식의 ‘회사가기 싫어’가 마니아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MBC는 오후 10시로 고정됐던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대를 오후 9시로 옮겨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센터장은 “현재 편성틀은 30여년간 지속돼 왔다. 시청자 패턴이 이미 변했을지 모르고,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편성 시간 등에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 고민 중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는 콘텐츠 질의 향상에 더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의 질에 대한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KBS1 일일극은 현실감 있는 이슈를 다루는 작품, KBS2 일일극은 스토리 강한 드라마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월화극은 가벼운 작품, 수목극은 많은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캐치 올’ 전략에 준하는 작품이 배치되고 있다. KBS 드라마의 ‘킬러 콘텐츠’인 주말극은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젊고 세련된 요소를 가미하려고 시도 중이다.

문 센터장은 “KBS 드라마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지금보다 높이고 싶다. 미니시리즈는 차별화된 다양한 작품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하겠다. 주말극은 모던하고 현실감 있는 이야기, 공감 살 수 있는 내용으로 진보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지상파 그리고 KBS는 종편, 케이블의 공세에 중심을 잃고 힘든 시기를 거쳐왔다. 지금은 시장에 대해 확실히 자각하고 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구체적으로 펼치는 시작했다. 겸허하고 겸손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결과물을 내고 있다. 시장이 좋아지거나 편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KBS 드라마 만의 핵심역량은 여전히 남아있다. 분위기와 자각, 시장이 잘 맞물려진다면 올해가 KBS 드라마 부활의 원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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