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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팝인터뷰②]남궁민 "악인 될 수 없는 상황, 도덕적 완성을 위해 홀로 삭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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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김나율기자]남궁민은 자신을 악인이지도 않고, 악인이 될 수도 없는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지난 15일 KBS2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연출 황인혁, 송민엽) 막을 내렸다. 남궁민은 천재 의사이자, 다크 히어로인 나이제를 연기했다. 태강 그룹과 얽히고설킨 악연으로 어쩔 수 없이 다크 히어로가 된 나이제. 시청자들은 나이제가 생각하는 정의의 흐름대로 행동하고 복수하는 과정에서 통쾌함을 느꼈다. 남궁민은 나이제 캐릭터 성공 요인은 '시대의 흐름을 읽은 것'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남궁민은 "현시대는 다양한 매체로 전 세계적인 볼거리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시청자분들도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사람들이 너무 착하기만 한 주인공을 보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사람에게 감정 이입하고 싶어 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당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고 복수하고 싶지 않나.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극 중에서 참지 않고 제가 대신 복수하니까 시청자분들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궁민도 악인이 될 때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남궁민은 고개를 내저으며 "악하지는 않고 짜증을 살짝 부리는 편"이라고 말하며 "기껏해야 촬영장에 갔을 때 콜타임이 밀린 걸 보고 투덜대는 정도다. 사실 요즘 연예인은 악인이 될 수 없는 세상인 것 같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도덕적으로도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래야 되는 게 맞지만, 동양적으로 완성된 사람을 평가하지 않나. 그래서 저는 악인이 될 수 없어서 집에만 있다. 홀로 삭히는 편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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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닥터 프리즈너'는 호평이 대부분이었지만, 스토리의 구성이 뒤로 갈수록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극 초반 빠른 전개와 달리, 극 후반으로 갈수록 남궁민의 해결 장면과 김병철이 당하는 장면이 반복된다는 것. 남궁민도 이에 대한 사실을 알고 공감한다고.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해놓고 썼다면 정말 좋은 드라마가 탄생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8회까지는 짜임새 있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본이 빨리 나와야 촬영을 나갈 수 있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수정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나이제가 과연 3년 동안 어떤 일과 행위로 어떤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었는지에 대해 디테일하게 표현됐었으면 했다. 방향이 살짝 어긋나서 상황을 풀어가는 셜록 홈스가 된 기분이었다. 나이제가 처음보다 힘을 잃은 건 사실이다. 좀 더 여유 있는 촬영 환경이었다면, 더 완성도 있는 캐릭터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부분은 아쉬웠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한 경우라 아쉬움은 없다"고 제작 환경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했다.

남궁민은 김병철과 극 초반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대립했다. 교도소 의료과장 자리를 두고 대치하던 그들은 때에 따라서는 공조하기도 했다가, 다시 적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극 중에서는 사이가 안 좋은 두 사람이지만, 현실에서는 정이 많이 든 배우 중 하나란다. "병철이 형과의 호흡은 정말 좋았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들기도 했다. 병철이 형이 처음부터 나이제, 선민식 캐릭터가 축이 돼서 드라마를 끌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초반에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장에서 처음 본 사이지만, 호흡을 맞추며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최원영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극 중 이재준과 나이제의 대립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강렬한 눈빛과 치열한 심리 싸움으로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했다. 실제로 최원영과도 호흡이 좋았다는 남궁민은 "원영이 형이 워낙 잘하시지 않나. 초반에 생각했던 것처럼 짜임새 있게 풀리지 않다 보니까 극을 책임져줄 사람이 필요했다. 원영이 형이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지루해하거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채워진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다."

([팝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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