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인터뷰①]'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아직 만족 못 해서 대상 바라지 않아요"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김나율기자]남궁민은 누구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동시에 가장 겸손한 배우였다.

지난 15일 종영한 KBS2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연출 황인혁, 송민엽)에서 나이제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남궁민. 한없이 착했던 의사에서 일련의 사건을 겪고 다크 히어로가 돼가는 그의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소름 끼치는 눈빛과 긴장감을 일으키는 말투까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시청자들은 남궁민이 실제 나이제인 것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이제 막 종영해서 허탈한 감정이 든다는 남궁민.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남궁민은 "매일 몸이 힘들고 피곤해서 빨리 끝나길 바랐는데, 막상 끝나니까 허탈하고 허무하다. 잘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신념 하나로 달려왔는데 끝나자마자 남궁민이 되더라. 제 일상은 할 일도 별로 없이 한가한 편이라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잘 지은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나이제라는 인물은 남궁민이 아니었으면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궁민이 나이제가 되기까지의 과정 속에는 엄청난 노력이 숨어있었다. 남궁민은 나이제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고. "아무래도 역할이 의사라서 수술하는 장면이 초반에 많았다. 보통 드라마에서는 수술 장면이 급박한 상황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저는 진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는 어떤 식으로 할 지 한 번 더 생각해봤다. 좀 더 캐주얼하고 일상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래전부터 연기에 대해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는 남궁민은 나이제에 대한 메모만 100개 넘는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휴대폰에 빼곡히 저장되어있는 메모를 보여준 그는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100개가 넘는 메모를 적었다. '김과장', '훈남정음' 때와는 다르게 호흡을 조절하는 것에 신경썼다. 목소리를 크게도 했다가 작게도 했다가 눌러서도 했다. 차갑고 정적인 연기를 위한 톤을 잡으려고 연구를 했다"고 말하며 "이렇게 연기 영상과 연기 노트를 작성하면 다음에 연기할 때 실수를 방지하고 모자란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는 1회 속 박은석에게 주사를 꽂는 장면을 골랐다. 또 판코니 빈혈에 대해 설명하는 신을 3개월 동안 계속해서 봤다고 이야기했다. "1회는 전개 속도가 매우 빠르고 대본이 재미있어서 좋아했다. 또 처음 등장할 때, 판코니 빈혈에 관해 설명하는 신이었다. 대사가 어마어마했지만, '나이제가 이런 사람'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신이더라. 그 신이 앞으로의 신들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한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15.8%로 마무리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전작 '왜그래 풍상씨'를 이어받아 고공 행진한 '닥터 프리즈너'는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마니아층을 끌어모았다. 남궁민은 시청률이 높게 나올 거라고 이미 예상했단다. "시청률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있다. 제가 나와서 시청률이 높다는 게 아니다. 항상 처음 임할 때는 '온 힘을 다 쏟아부으니까 시청률이 잘 나올 거야'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닥터 프리즈너'가 굉장히 짜임새 있고 속도가 좋지 않나. 한 번 본 시청자분들은 이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보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첫 회에 8%대, 다음 회에 14%대의 시청률의 나왔을 때, 제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너무 좋더라. 하하."

소름 돋는 연기력 덕분일까. 매주 '닥터 프리즈너'가 방송될 때마다 '올해의 KBS 연기대상은 남궁민이 받는 게 아니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과거 '김과장'으로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탔던 남궁민은 아직 대상은 품에 안지 못한 상태. 그러나 그는 의외로 욕심이 없음을 드러내며 "방송국에서 상을 받는 것은 무조건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저 스스로 제게 만족하지 못해서 욕심이 없다. 아직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연기 고민이 많아서 대상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그래도 만약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팝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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