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20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캡처 | LA다저스 트위터 |
[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생애 최고의 시즌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일(한국 시간) 신시내티 레즈를 맞아 7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8-3 승리를 이끌며 시즌 6승(1패)을 수확했다. 시즌 첫 원정 승이기도 하다. 아울러 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을 31로 늘렸다. 다저스에서 31 연속이닝 무실점은 역대 10위에 해당된다.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인 59연속이닝 무실점은 오렐 허셔이저가 1988년 다저스 시절에 작성했다.
다승은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 방어율은 메이저리그 단독 선두로 나섰다. 방어율을 1.52로 내리면서 밀워키 브루어스 잭 데이비스(1.54)를 제쳤다. 한국 선수가 시즌 도중이라도 방어율 1위에 올라선 경우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2013년 데뷔 후 5연속경기 7이닝 이상 피칭 역시 처음이다. 이날은 투구수가 88개(스트라이크59)에 불과해 8회도 피칭이 예상됐으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8회 초 러셀 마틴의 홈런(2호)이 터지자 대타로 류현진의 투구를 마감했다. 완투를 포함해 4연속 경기 8이닝 이상 피칭은 201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의 좌완 크리스 세일(현 보스턴 레드삭스)이 MLB에서 마지막으로 작성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 8이닝, 애틀랜타전 9이닝, 워싱턴전 8이닝을 던졌고 신시내티전은 7이닝으로 끝냈다.
다저스는 2-0으로 앞선 7회 코디 벨린저의 시즌 17호 투런홈런으로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6번으로 기용된 알렉스 버두고는 3타점으로 선발 류현진의 승리에 앞장섰다. 영패를 눈앞에 뒀던 신시내티는 9회 구원 이미 가르시아로부터 홈런 2개를 빼앗아 3점을 만회했다.
◇ 타자 친화구장에서도 강했다
신시내티 원정 선발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기자들은 올 시즌 거둔 5승이 모두 다저스타디움에서 작성된 터라 거품이 있다고 봤다. 실제 투구내용도 홈(5승 방어율 1.22)과 원정(1승1패 2.01)에 차이가 있다. 게다가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는 타자친화적 구장이다. 이번 다저스와의 3연전에서도 홈런 9개가 터졌다. 류현진 역시 통산 3경기에 등판해 1승2패 방어율 5.06으로 부진했다. 16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22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경기 전 로버츠 감독은 “그동안 보여준 커맨드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직구와 이를 받쳐주는 구종들의 커맨드를 유지하면 류현진은 달에서도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며 홈과 원정 차이에 대한 지적을 일축하며 류현진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로버츠 감독의 기대대로 류현진은 5월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1회 선두타자 닉 센젤과 1사 후 3번 타자 유헤니오 수아레스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에 몰렸으나 지난해까지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야시엘 푸이그를 2루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연속이닝 무실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 4-0으로 셧아웃 승을 거둔 신시내티는 5회까지 매회 안타를 뽑았으나 단타에 불과해 류현진을 위협하지 못했다. 스포츠네트LA 해설자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류현진은 탁월한 커맨드로 자신이 원하는 지점을 정확히 찌르는 투구에 모든 구종을 절묘하게 배합하면서 타자 친화구장에서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올스타로 향하는 길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는 류현진, 강정호를 제외하고 모두 올스타게임에 선발됐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등이다. 류현진이 올스타게임에 발탁되면 선배들의 길을 잇는다.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지난 주 ‘이 주의 선수’로 선정되면서 전국구로 발돋움하는 길을 텄다. 5월들어 32이닝 동안 1실점으로 방어율 0.28이다. 이 추세를 유지하면 ‘이 달의 투수’도 노려볼 만하다. 올스타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보증수표가 될 수 있다. 부상없는 전반기가 생애 첫 올스타게임 발탁 여부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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