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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LG 이우찬, 외삼촌 송진우 앞에서 생애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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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입단, 9년 차 왼손투수

한화 상대 5이닝 1안타 무실점

중앙일보

LG 좌완 이우찬이 12일 한화전에서 프로 19번째 등판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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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는 삼촌 앞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LG 왼손 투수 이우찬(27)이 외삼촌 송진우(53) 한화 투수 코치 앞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프로야구 LG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팀 평균자책점 1위 LG는 선발 이우찬을 시작으로 진해수-신정락-정우영-고우석이 차례로 마운드를 지키면서 한화에 완승을 거뒀다. 2연승을 거둔 LG는 키움과 NC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수훈갑은 단연 선발투수 이우찬이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최근 5선발 배재준이 부진하자 이우찬을 이날 경기 선발로 내세웠다. 이우찬은 올 시즌 구원투수로만 14경기에 나서 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솔직히 몇 이닝 동안 몇 개의 공을 던질지 모르겠다. 배재준·심수창·최동환 등 여러 명의 투수를 대기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LG는 ‘예비 전력’을 가동할 필요가 없었다. 이우찬은 1회부터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최근 한화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정은원·오선진을 차례로 잡아낸 뒤 제라드 호잉도 땅볼로 처리해 삼자범퇴로 막았다. 4회 1사까지 실책으로 한 명만을 내보낸 게 전부였다. 4회 초 2사 1, 2루의 위기에선 이성열을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5이닝 1피안타·2볼넷·2탈삼진·무실점. 이우찬은 2011년 LG 입단 이후 무려 9년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포수 유강남은 “이우찬은 직구가 똑바로 오지 않고 흔들린다. 오늘 직구가 좋아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우찬의 원래 이름은 이영재다. 그는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에 입단한 기대주였다. 하지만 5년 동안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6년 5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깜짝 선발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홈런을 맞은 뒤 안타 1개, 볼넷 2개를 더 내주고 교체됐다. 0이닝 4실점. 이후 이영재에겐 이렇다 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 2017년엔 연습생 격인 육성 선수로 신분이 바뀌었다.

2017 시즌을 마친 뒤 이영재는 부모님의 권유로 이름을 이우찬으로 바꿨다. 공교롭게도 이름을 바꾼 뒤 그의 야구인생이 달라졌다. 지난해엔 1군에서 3경기에 나섰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1군 붙박이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우찬은 “꼭 이름을 바꾼 덕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야구를 잘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오늘 첫 승 기념구를 차우찬 선배가 건네줬다. 이름이 같아서 그런지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최다승(210승) 기록을 갖고 있는 한화 송진우 코치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상대 팀 코치로서 조카의 투구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송 코치는 “바로 위 누나의 아들이다. 자주 왕래를 하는 사이”라며 “프로 입단 이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도 생겼다”며 흐뭇해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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