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선박에 구조된 난민, 주변국 분산수용 합의로 시칠리아 하선
10일 ANSA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리비아에서 40해리 떨어진 지중해에서 표류하던 난민 30명의 목숨을 구한 뒤 이탈리아 항만 진입을 요청한 '마레 요니오'를 압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중해 난민구조선 '마레 요니오' [ANSA통신] |
이 배는 일단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에 정박한 뒤 당국에 압류 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중해 난민구조선에 자국 항구의 빗장을 거는 등 강경 난민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당초 이 배의 입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으나, 배의 압류가 결정되자 마음을 바꿨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번이 '마레 요니오'의 마지막 항해"라며 이 배는 향후 출항이 금지돼 더 이상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활동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구조 활동을 펼치는 NGO들이 난민들을 조악한 유럽행 배에 태운 뒤 돈을 챙기고 있는 난민 밀입국업자들의 범죄를 방조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난민들을 위험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하며 활동 중단을 압박해 왔다.
살비니 부총리와 협의 아래 압류를 결정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배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람페두사 섬에 하선한 뒤 안전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구조된 난민들 가운데는 임산부 1명, 한살배기 아기 등 미성년자 5명이 포함돼 있다.
한편, 전날 리비아에서 75해리 떨어진 공해상에서 이탈리아 해군 초계함정에 의해 구조된 난민 36명도 프랑스, 독일, 몰타, 룩셈부르크가 분산 수용에 합의함에 따라 10일 시칠리아 항만에 입항했다고 ANSA통신은 전했다.
당초, 살비니 부총리는 해군 선박일지라도 난민을 태우고 있을 경우 이탈리아 항구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혀, 자국 해군의 난민 구조에 못마땅한 심사를 드러낸 바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ANSA통신] |
한편,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난민구조선에 자국 항만의 빗장을 건 까닭에 아프리카와 중동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다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구조한 선박들의 표류 사태가 최근 빈발하는 추세다.
이들 선박은 수일 간 정처없이 바다를 떠돌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분산 수용 결정이 이뤄진 후에야 가까스로 이탈리아나 몰타, 스페인 항구에 입항이 허용돼 온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수는 작년 6월 포퓰리즘 정부 출범 이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현재까지 이탈리아에 입국한 난민 수는 87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1%,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98% 각각 감소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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