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 마드리드로!’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선수단이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포효하며 기뻐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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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챔스리그, 역대 최고 시즌 연출
아약스, 레알·유벤투스 넘는 돌풍
토트넘·맨시티, VAR이 가른 8강
리버풀, 4강서 3골차 열세 뒤집어
“미쳤다.” “믿을 수 없다.” “이것이 축구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늘 ‘꿈의 무대’였다. 두고두고 기억되는 역사적인 명승부들이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명승부가 속출한 적은 없다. 홈과 원정 2연전으로 펼쳐지는 16강 토너먼트부터 4강전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승부가 쉴 틈 없이 이어지며 축구팬들의 심장을 멎게 했다. 미칠 듯한 환희에 펄쩍펄쩍 뛰는 선수들과 믿을 수 없는 반전에 머리를 감싸안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버리는 선수들이 거의 매 경기 오버랩됐다. 한 축구팬이 묘사한 대로 ‘챔피언스리그의 또 다른 미친 날’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첫 반전 드라마의 주역은 아약스였다. 프렌키 데 용(22)과 마타이스 데 리트(20) 같은 젊은 재능들이 주축을 이룬 아약스는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격돌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를 3연패한 당대 최강으로 꼽혔고, 아약스는 지난해 9월만 해도 우승 확률이 250분의 1에 불과한 아웃사이더였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불리는 것도 당연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약스 원정에서 2-1로 이길 때만 해도 레알 마드리드의 8강행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한데 2차전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아약스가 적지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4-1로 무참하게 무너뜨린 것이다. 아약스가 건넨 바통을 유벤투스가 이어받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에서 0-2로 완패한 유벤투스는 홈 2차전에서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해트트릭으로 믿기지 않은 컴백 드라마를 완성했다. 반란은 파리에서도 이어졌다. 안방에서 0-2로 완패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음바페가 이끄는 파리 생제르맹에 3-1로 승리하며 8강 티켓을 뺏어간 것이다.
아약스의 ‘도장깨기’는 8강에서도 계속됐다. 아약스는 유벤투스 원정 2차전에서 데 리트의 헤딩골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호날두의 챔피언스리그를 조기에 마감시켰다. 이전까지 11번의 8강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던 호날두가 처음 당한 8강전 패배였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8강전은 더 짜릿했다.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인 가운데 골을 넣을 때마다 4강 티켓의 주인이 바뀌는 가슴 떨리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른 것은 VAR이었다. 토트넘 페르난도 요렌테가 몸으로 밀어넣은 골은 핸드볼 논란에도 골로 인정됐지만 종료 직전 터진 맨시티 스털링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그렇게 티켓 주인은 맨시티에서 토트넘으로 바뀌었다.
3골 차 열세를 뒤집고 바르셀로나와 아약스를 상대로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리버풀과 토트넘의 4강전은 반전 드라마의 백미였다.
온라인 공간에선 “두 경기를 지켜본 건 축복” “축구 역사상 최고의 이틀”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리버풀과 토트넘, 아약스, 유벤투스, 맨유 모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한 축구에선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챔피언스리그 개편론이 솔솔 나오고 있지만 역대 최고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지금의 체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챔피언스리그는 아직 고장 나지 않았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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