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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성공적 출발" '현지에서 먹힐까3', 맨땅에 헤딩이 기대되는 이유[게기자의 뭐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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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짜장면과 탕수육이 미국인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까.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인들이 한국식 중화요리에 매료될 수 있을까. 사실 파란 눈의 서양인들이 이 음식을 먹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김치를 먹으면 먹었지 생소한 조합이 아닐 수 없었다.


시즌3로 돌아온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는 도전지를 미국으로 정한 가운데, 첫 메뉴를 중화요리로 내놨다고 밝혔다. 푸드트럭에서 샌드위치나 햄버거가 아닌 짜장면, 탕수육을 사 먹는 서양인의 모습이라. 그 반응과 모습이 어떨지 상상력을 자극했다. 동시에 '현지에서 먹힐까?'라는 궁금증이 모험으로 끝나는 건 아닐지 물음표도 안겼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지난 18일 공개된 첫 방송에선 한국식 중화요리가 현지인들에게 '먹히는데' 성공한 모습이 나왔다. 신선하고 성공적인 조화였다. 요리연구가 이연복부터 가수 존박까지 출연진들 특유의 편안한 케미는 힐링 타임을 선사했다. 시청률은 평균 4%, 최고 5.2%를 기록(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전국기준), 합격점을 받으며 순항을 알렸다.


한 주의 반이 지나간 거긴 하지만 불금도 아닌 애매한 목요일 밤 11시, 모호한 심경을 달래길 바란다면 '현지에서 먹힐까3'가 제격일 듯하다. 군침을 돌게 해 병도 주고 약도 주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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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사는 이연복의 진두지휘 아래 '현지에서 먹힐까' 유경험자인 방송인 허경환,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룹 신화 에릭, 시카고 출신으로 유창한 영어 실력을 지닌 존박이 각자의 영역에서 소임을 다해 시너지를 냈다. 더불어 푸드트럭이 자리한 LA의 정경까지 잔잔하게 깔리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80분은 '순삭(순간 삭제)'됐다.


이연복은 새우나 오징어를 뺀 짜장면, 비건 짜장면(고기 없이 채식 위주로 된 짜장면) 등 예상치 못한 주문이 들어왔을 때 찰나의 당황함을 뒤로한 채 이내 메뉴를 뚝딱 만들어냈다. 에릭과 허경환은 주방 보조로 이연복의 왼팔 역할을 부족함없이 해냈다. 존박은 주문받기와 서빙으로 장사가 적절히 순환되도록 도왔다. 맛이 어떤지 친절하게 현지인의 반응을 체크하는 것도 존박의 몫이었다.


푸드트럭은 영화 '라라랜드' 촬영지로 유명한 LA의 허모사 비치에 둥지를 틀었다.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해변과 해질녘 퍼지는 핑크빛 노을은 보는 것만으로도 포근함을 안겼다. 푸드트럭의 외관과 시설은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돼 현지 손님들의 시선을 낚아챘다.


무엇보다 가장 궁금했던 건 손님들의 반응. 현지인들은 발음까지 어려운 낯선 메뉴들에 어리둥절한 얼굴이었지만 맛을 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서툰 젓가락질을 열심히 해가며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짜장면과 탕수육 맛을 음미했다. 더불어 손님들의 탕수육 부먹, 찍먹(부어먹기, 찍어먹기) 여부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미국인들은 감자튀김을 소스에 찍어 먹는 식습관이 익숙해 대부분 찍먹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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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편 탄생 배경엔 이연복이 있었다. 이연복은 시즌2 중국 촬영 당시 제작진에게 "시청률이 5%를 넘으면 다른 편을 제작하자"는 의견을 냈는데, 실제로 최고 시청률이 5.3%를 기록한 것. 이연복은 시즌3 기획 회의에서 "생각해보면 미국 사람들이 짜장면을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미국에서 푸드트럭을 하면 괜찮을 것 같다. 망하더라도 해보자"고 제안했고 제작진도 이에 동의했다.


그렇게 호기롭게 준비했던 '현지에서 먹힐까'는 뜻밖의 악재를 맞기도 했다. 함께했던 정준영이 사회적 물의로 중도 하차한 것. 때문에 제작진은 정준영 통편집에 공을 들여, 원래 없던 사람처럼 흔적을 말끔히 삭제하기도 했다. 여러 장면을 불가피하게 지워야 했지만 공백은 없었다. 이에 시청자들의 칭찬이 이어졌고, 우려와 달리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며 성공적인 출발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시즌1부터 시즌2까지 연출을 맡아온 이우형 PD가 함께한다. 계속 믿고 봐도 되겠다는 마음이 더 들게 하는 이유다. 그동안의 경험이나 시행착오로 적립된 노하우가 시즌3를 더욱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밑거름이 됐을 터. 오늘(25일) 방송부터는 신화 이민우가 합류하며 만두를 비롯해 김치볶음밥, 떡갈비 등의 메뉴도 등장할 예정이다. 현지인들의 입맛을 어떻게 공략해갈지 '현지에서 먹힐까3'가 그릴 '맨땅에 헤딩'이 궁금해진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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