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3번기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七단 / 黑 스웨 九단
〈제10보〉(125~133)=역대 메이저 세계대회서 한국이 배출한 우승자 수는 13명으로 중국(21명)보다 적다. 하지만 그들이 따낸 타이틀 수를 합하면 한국(59회)이 중국(42회)을 압도한다. 이창호(17회), 조훈현(9회), 이세돌(14회) 등 소수의 천재가 여러 사람 몫을 해준 덕분이다. 머릿수로 중국을 따라잡기가 어차피 힘들다면 또 한 번 뛰어난 기재의 강림(降臨)을 기원할 수밖에 없다. 언제쯤 그 꿈이 현실이 될까.
흑은 '가'나 '나' 등 약점이 많은 좌상귀가 찝찝한 상황. 하지만 보강할 틈이 없어 일단 125로 상변 안정부터 서둔다. 백도 약점을 추궁하는 대신 126으로 실속부터 차리고 나섰다. 구태여 피 안 흘리고 여유 있게 두어도 이겼다는 시위이기도 하다. 그러자 흑은 또 한 번 손을 빼 129로 백 대마에 칼을 겨누고 나섰다.
이 장면에서 130이란 의문수가 등장했다. 그냥 연결해서 유리한 바둑인데 틈을 보인 것. 131, 133이 놓여 한 줄기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여기서 백이 '다'로 끊었다간 참고도 6 이후 A와 B를 맞봐 큰일이 난다. 좌하귀에서 뻗어나온 대마와 우변 백이 차단된 것이다. 청명하던 반상(盤上)에 먹구름이 뒤덮기 시작했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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