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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國境線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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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七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9보〉(105~124)=첫수부터 끝수까지 모든 수가 인과(因果)적으로 엮여 있는 바둑에서 초·중·종반 구분은 무의미해 보인다. 하지만 설계도 격인 초반이나 계산 영역인 종반과 달리 중반은 어떤 매뉴얼도 없지만 가장 결정적인 승부 결정 구간으로 여겨져왔다. 인공지능에 의존할 기회도 초반 또는 종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 바둑은 바야흐로 중반 난소에 접어들면서 혼신의 '맨주먹 대결'이 펼쳐진다.

△에 105로 막은 것은 당연. 110까지 쌍방 지모를 다해 국경선을 그었다. 수순 중 109로는 참고 1도 1의 급소에 치중하고 싶은 유혹도 느끼지만 2로 임시방편 후 6까지 축으로 잡히는 수가 있다. 111과 112를 교환한 뒤 113으로 육박한 수가 반상 최대. 상변에 먼저 말뚝을 박고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나섰다.

백도 이제는 노려오던 114를 결행할 타이밍. 115로 참고 2도 1, 3으로 버티는 것은 좌변이 다 깨져 견딜 수 없다. 백은 패를 바로 따내지 않고 120~124로 짐짓 여유를 부린다. 흑은 상변을 보강할까, 좌상귀 패를 해소할까. 결정되지 않은 변수들이 즐비한 중반 고비에 접어든 이후 난해한 공방은 이 바둑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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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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