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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송홍민에게 손흥민이란? 그리고 속시원한 '벼락' 득점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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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안녕하세요, 부천FC 미드필더 송홍민입니다."

지난 1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첫 인사를 부탁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 손흥민과 이름이 비슷하지만 분명 두 글자가 다르다.

송홍민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단순히 이름이 비슷해선 아니다. 이번 시즌 K리그2 베스트 골로 꼽힐 만큼 시원했던 중거리 슛이 있었기에 팬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었다.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시원한 중거리 슛 능력을 발휘하면서 K리그 팬들의 눈을 훔치고 가슴을 뻥 뚫어줬다. 지난해 FA컵에서 터진 득점도 엄청났다. 그래서 송홍민의 이미지는 '원더 골 전문가'가 돼 버렸다.

하지만 송홍민 스스로는 자신을 "수비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이제 손흥민과 이름이 비슷한 선수로서가 아닌 '선수 송홍민'이 궁금해진다.

부천FC에선 '우리 홍'으로 불리는 송홍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손흥민, 그를 팬들의 관심으로 이끌어준 두 번의 중거리 슛, 그리고 이번 시즌 목표까지.


◆ '슈퍼 손'을 보는 송홍민

- 손흥민과 이름이 뭔가 비슷해 이슈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누구나 아는 선수와 비교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실력이 아니라 이름이 먼저 이슈가 돼서 좋으면서 또 아쉽기도 하다. 그건 제 몫인 것 같다.

- 미안한 질문이지만, 손흥민이 잘하면 송홍민도 기분이 좋은가? 송홍민이 골을 넣으면 손흥민도 골을 넣는다.
당연한 말이다. 저도 손흥민 선수 팬이다. 내가 득점하고 3일 지나서 손흥민 선수가 또 골을 넣었다. 주변에서도 내가 골을 넣으니 손흥민 선수가 골 넣었다고 장난치곤 하신다.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고 한다. 팬으로서 당연히 응원한다.

- 올해 드디어 프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목표가 있을까. 손흥민처럼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정도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웃음) 5라운드 가운데 2경기를 뛰었다. 감독님이 주신 기회에 보답하려다가 보니, 또 운도 따르고 준비한 만큼 나와서 행복하다. 감히 손흥민 선수처럼 해보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하겠다. 골만큼은, 슈팅만큼은 기회가 오면 항상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 선수 송홍민으로서 목표는. 이름 덕분에 주목을 더 받는 점도 있을 것 같다.
뭔가 이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다. 손흥민과 송홍민. 물론 손흥민 선수가 잘할 때 제 이름이 언급될 리는 없을 것이다. 제가 뭔가 했을 땐 따라올 것이다. 그걸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인터넷이나 언론들에 이름을 또 떨쳐보고 싶다. 그래서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팀이 먼저 올라가면 뿌듯할 것 같다. 그러면서 제 이름도 올라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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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킥력의 비결: 유전자 그리고 노력

- 축구 선수들 중에도 유난히 킥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손흥민도, 송홍민도 모두 좋다. 비결은 뭔가?
비결이라고 하면 첫 번째는 노력이라고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힘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아버지가 힘이 좋으시다. 육상 선수 출신이다. 그걸 받고 태어난 것 같다. 그 상황에 맞게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타고나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못 차는 선수들도 있지 않나.) 못 찬다기보단 스타일이 다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감아차는 선수와 저처럼 인스텝으로 강하게 때리는 선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 골을 넣으면 항상 머리 옆에 손으로 총을 만들어 대더라. 예능인 강호동 씨가 자주 하는 동작 아닌가.
강호동 씨 '스웨그' 동작이 맞다. 아버지의 이미지가 강호동 씨랑 닮았다. 힘도 좋고 몸매도 후덕하시다. 아버지에게 골을 넣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바치는 세리머니다.

- 발등에 잘 맞으면 느낌이 안 난다고들 하는데. 전남전 득점 기분은 어땠나.
맞다. 너무 잘 맞으면 부드럽다고 해야 할까? 공이 원래 딱딱한데 '탁' 맞는 느낌이 아니라 '툭~' 맞는 느낌이다. 공이 실려가는 느낌이다. (득점을 직감했나.) 살짝? 공이 날아가는 게 너무 좋더라. 골 영상을 다시 보니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뛰어가고 있더라. 직감했구나 싶었다.

- 사비 알론소처럼 쭉쭉 공이 뻗는 느낌도 받는데.
정말 좋아한다. 예전 SNS에 배경화면으로 둘 정도였다. 사비 알론소하고 또 스티븐 제라드도 좋아했다. 어려서부터 킥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송홍민은 사실 수비형 미드필더

- 이름 때문에 손흥민과 비교되지만 선수 송홍민은 다른 스타일이 아닌가. 그냥 미드필더 말고, 어떤 미드필더인지 설명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중앙 수비 앞에서 포백을 보호해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골을 많이 넣는 선수도 아니고, 욕심을 부리는 선수도 아니다. 수비적으로 중점을 두다 보니 (상대가) 제가 공격할 때 신경을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기회가 자주 오는 것 같다. 일단 수비적인 것을 먼저 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 비슷한 유형의 선수나 롤모델로 삼는 선수 있었나.
대학교 때부터 지금 상주 상무에 입대한 이찬동 선수를 많이 봤다. 투지 있는 스타일. (이찬동은 기술보다도 든든한 게 장점인 선수 아닌가. 킥만큼은 송홍민이 더 낫다고 해야 할텐데.) 대학교를 광주에서 나왔는데 그때 이찬동 선수가 광주FC에서 뛰고 있었다. 당시 감독님이 그 플레이를 보고 배우라고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그때 저 선수의 장점, 투지와 수비력을 배워야 했지만, 그것만 가지곤 이찬동 선수를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어떤 걸 더 배워야 할까 연구하고 노력했다. 할 수 있는 게 선이 굵은 플레이더라. 방향을 전환한다든지, 킥으로 어시스트를 하거나 (수비를) 허물거나. 요즘 나오는 슛도 하려고 노력했다.

- 송선호 감독님이 동계 훈련을 혹독하게 했다고 들었다.
선수 생활을 통틀어도 가장 힘들었다. 일반인들이시면 하루도 아니다, 반나절 스케줄만 해도 토할 것이다. 오전에 운동을 하고 오후 운동 전에 1시간 쉰다. 오전에는 거의 공이 필요없는 운동이다. 인터벌 트레이닝, 서킷 트레이닝을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주로 밤에 한다. 오전에 다 힘이 빠진다. 물을 2,3박스를 챙겨가도 모자라다. 더운데 햇빛 아래 다 퍼져 있다. 샤워하고 밥 먹으면 또 얼마 되지 않는다. 감독님도 몸 상태를 알지만 계속 운동을 시키신다. 오후엔 전술 훈련이나 개인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을 한다. 오후에는 오전 운동 여파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또 실수가 나온다. 그런 때 감독님이 절대 가만히 두시지 않는다. 꽉 잡으신다. '시즌은 길다. 곧 더워질텐데 덥다고 매번 포기할거냐. 이번 한 달만 죽었다 생각하고 버텨내면, 11, 12월 성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선수들도 더 열심히 했다.

- 항상 경기 때마다 얼굴이 빨갛더라. 오늘 만나니 하얗다가, 햇빛 아래로 나오니 다시 불그스름하다. 열심히 뛰어서 그런가, 원래 체질인가.
둘 다인 것 같다. 변화가 빨리 온다. 표정이나 피부색이나. 골을 넣고 뛰어가면 달아오른다. 짜릿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도 있고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들보다도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그래서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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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부천의 목표, 송홍민의 목표

- 팀과 개인의 목표를 수치로 표현해준다면.
작년 스쿼드가 좋다고 말도 많았다. 그래서 승격을 기대해달라고 많이 말씀드렸다. 올해도 스쿼드도 좋고 조직력도 좋다. 승격을 하면 좋겠지만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4위 이상에 드는 것이다. 부천 팬들이 K리그1의 전북 현대 선수들을 비롯한 좋은 선수들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볼 수 있게 만들고 싶다. 개인 목표는 5골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회가 되는 대로 많이 넣고 싶다. 주전급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믿음을 주시면 보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끈끈한 팀이 됐다는 느낌을 받나?
지난 시즌과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는 경기를 잘하다가도 1골을 주면 2,3골 주면서 무너지곤 했다. 요즘엔 골을 먹혀도 무너지는 게 없다. 따라가거나 그러지 못해도 끝까지 밀어붙인다. 골이 안 나기도 하지만. 뒤처지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것이 힘들었던 동계 훈련에서 나오는 것 같다.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그렇다. 선수들이 부천의 축구에, 또 감독님에게도 신뢰를 갖고 있다.

- 특히 친한 동료가 있나?
가장 붙어다는 선수는 정택훈이다. 고기도 많이 먹고 게임도 자주 한다. 형이나 선배들로는, 닐손 주니어. 닐손은 이미지는 그렇게(무섭게) 생겼다. 가장 순하고 장난도 잘 친다. 한국어 패치도 잘 됐다. '고마워, 홍민' 한다. '못 생겼어'라고 서로 장난을 많이 치는 데 닐손도 다 알아듣고 받아친다.

- 열정적인 부천 팬들, 때로 거칠기도 하다.
팬들은 뜨겁게 응원해주신다. 좋은 장면을 만들거나 골을 넣거나 경기력이 좋을 때, 인사를 하러 가면 박수 쳐주시고 '졌어도 잘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우리를 대신해서 응원해주시는데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욕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팀을 사랑하는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 팬들과 득점을 즐기기 위한 공약을 하나 해달라.
반대에서 골 넣고 뛰어가면 경기가 시작될 것이다. 서포터즈 분들이 있는 쪽에서 골을 넣게 되면, 그 앞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제 세리머니를 할 것이다. 그걸 따라해주시면 좋겠다. 사진으로 또 남으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잊어버리는 것 아닌가?) 안 하려고 해도 뛰어가면서 하고 있더라. 잊을 일 없다.

-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응원을 목놓아 해주신다. 그래서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경기할 수 있는 것 같다. 팬들이 있어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팬 분들을 위한 경기를 하고 싶다. 특히 서포터즈들, 그리고 부천시민들을 위해서 경기할 것이다. 더 많은 골로 더 기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이 와주셔서 같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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