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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分岐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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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七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2보〉(10~22)=1, 2국 모두 흑을 쥔 쪽이 이겼다. 새로 돌을 가리는 3국에선 서로 흑을 쥐고 싶어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전날 양딩신은 "3국 돌 선택권이 내게 안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뭘 쥐고 두어도 이긴다는 자신감이라기보다, 판단이 안 서니 상대 결정에 따라가는 게 마음 편하리란 의미였다. 하지만 3국 선택권은 양딩신에게 왔고, 그는 백을 선택했다. 지난 하루 얼마나 번민을 거듭하고 내린 결정이었을까.

흑이 ▲로 뛰어든 장면. 백이 10으로 틀어막기까지는 1분이 걸렸다. 20까지는 요즘 자주 등장하는 옛 정석이다. 수순이 간명한 데다 쌍방 호각의 갈림이어서 선택률이 높다. 이 장면만 놓고 보면 두 기사 모두 초반부터 어려운 수로 기선 제압을 노리는 타입은 아니다. 유장하게 기다리다 힘을 폭발시키는 유형에 가깝다.

하지만 바둑의 우열은 정석 자체가 아니라 정석 이후의 환경을 활용하는 능력에서 결정된다. 20 다음 가고 싶은 곳이 여럿 보인다. 실전 21로 걸쳐간 수는 검토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참고도 1이 세력의 분기점이었기 때문. 백이 2로 육박해오면 3에 지켜 하중앙 일대를 웅장하게 건설한다. 9분 만에 놓인 22의 가치가 두고두고 입증된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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