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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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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이틀 간 모로코 방문…종교 간 화해·난민 연대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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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국왕의 온건 이슬람 장려 노력에도 지지 표명할 듯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방문해, 가톨릭과 이슬람이라는 서로 다른 종교 간의 대화와 형제애를 강조하고, 난민들에 대한 연대를 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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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피우미치노 공항을 출발해 모로코 수도 라바트를 향해 출발해 27시간에 걸친 짧은 모로코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달 초 이슬람의 발상지인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UAE)를 역대 교황 가운데 처음으로 밟아 종교 간 화해와 협력을 도모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아랍권 국가를 찾게 됐다.

종교 간의 화해와 대화를 누구보다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즉위 이듬 해인 2014년 터키, 2016년 아제르바이잔, 2017년 이집트 등 이슬람 국가를 찾아 가톨릭과 이슬람의 화해와 평화를 촉구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테러 등 폭력 행위를 규탄한 바 있다.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교황의 모로코 방문은 1985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이후 34년 만이다.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는 전체 인구 3천600만 명 가운데 거의 100%가 이슬람 신자로, 가톨릭 신자는 약 2만3천명에 불과하다.

인구의 극소수를 차지하는 가톨릭 신자의 대부분도 그나마 유럽과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온 이주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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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모로코 방문을 앞두고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로코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기독교 등 다른 종교를 선교하다가 적발되면 최장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모로코 일정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첫날 라바트에 도착한 직후로 예정된 모하메드 6세 교육원 방문이다.

이곳은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가 온건한 이슬람 교리 장려를 위해 2015년 세운 기관으로, 모로코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에서 온 이맘(이슬람 지도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2003년 카사블랑카에서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43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모로코는 이듬해부터 종교 정책을 개혁해 극단주의 사상의 전파를 제한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온건 이슬람교의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과 함께 이 교육원을 찾아 모로코 종교부 장관과 학생 2명의 토론을 경청할 예정이라고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은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이민자를 따뜻하게 환대하라는 일관적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이번 모로코 방문에서 이민 문제도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모로코는 이탈리아가 유럽행 난민들에게 자국 항구를 봉쇄한 이후 스페인으로 우회하려는 난민들이 몰려들며 최근 난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모로코에는 현재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온 이민자 약 8만 명이 거주하고 있고, 난민들도 수천 명에 달한다는 게 교황청의 설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에서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가 운영하는 난민센터를 방문해 난민 60여 명과 만나 이들에게 연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모로코 방문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라바트의 한 체육관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로마로 돌아온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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