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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EPL 골잡이 케인의 꿈은 N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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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해리 케인(왼쪽)이 지난달 미국프로풋볼 뉴잉글랜드의 슈퍼볼 우승 축하연에서 명쿼터백 톰 브래디와 함께 찍은 사진. 해리 케인 트위터 캡처


쿼터백 톰 브래디 ‘열성팬’

미국 가 슈퍼볼 ‘직관’하기도

“10~12년 후 축구 은퇴 뒤

진지하게 도전해 볼 생각”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가 끝나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진출해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게 축구 스타들의 코스가 되고 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웨인 루니가 그 길을 걷고 있고, 데이비드 베컴과 스티븐 제라드, 디디에 드로그바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 골잡이 해리 케인 역시 선배들처럼 은퇴 후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케인이 뛰고 싶은 무대는 MLS가 아니다. 케인이 제2의 도전 무대로 꿈꾸고 있는 곳은 바로 미국프로풋볼(NFL).

케인은 28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NFL에서 뛰고 싶다는 꿈은 진짜”라며 “10년 또는 12년 뒤 축구에서 은퇴한 뒤 진지하게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케인이 오래 전부터 소문난 NFL 마니아인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애견 이름도 NFL의 명 쿼터백인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러셀 윌슨(시애틀 시호크스)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케인은 브래디의 열성 팬이다. 지난 2월 열린 슈퍼볼도 현지로 날아가 직접 관전하기도 했다.

케인은 “브래디가 그렇게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그는 계속 전진해 최고의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그를 보면서 힘을 얻어요. ‘보라고, 불가능은 없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추진력, 절실함이 있다면 할 수 있어요.”

브래디는 2000년 드래프트에서 199번째로 지명받았지만 이후 슈퍼볼 6회 우승, 4회 MVP 등의 신화를 만들어내며 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올라섰다. 케인이 NFL에서 도전하려는 분야는 키커다. 공의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정확하게 차는 것은 축구나 미식축구나 똑같다. 실제로 NFL에는 축구 선수로 뛰다 키커로 활약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케인도 2017년 미국 프리시즌 투어 때 50야드 필드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NFL 최장거리 필드골 기록이 64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키커로 뛸 만한 잠재력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키커는 나이 40을 넘어서도 뛸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키커 연봉은 약 100만달러로 NFL에서 가장 적다. 물론 케인이 돈 때문에 키커 변신을 꿈꾸고 있는 건 아니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와 월드컵에 이어 NFL에서도 활약한다면 역대 최고의 스포츠맨으로 여겨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케인은 트위터에서 자신이 두려워하지 않는 목록을 공개한 바 있다. 실패도, 비판받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마음을 여는 것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도. “나를 다르게 만들어준다면 나는 언제나 다른 것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다.”

케인이 키커의 꿈을 키워가는 진짜 이유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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