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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정현 봉쇄' 특명 최진수 "12㎝ 작은 상대 막으려니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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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KCC 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오리온 최진수.
[KBL 제공]



(전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포워드 최진수(30)가 팀을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서 구해냈다.

최진수는 25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에서 18점, 4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의 97-86 승리를 이끌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 이날 승리의 히어로로 지체 없이 "최진수"라고 꼽았을 정도로 맹활약이었다.

키 203㎝인 최진수는 1, 2차전에서 모두 KCC의 에이스 이정현을 수비했다. 이정현의 키는 191㎝로 최진수보다 10㎝ 이상 작다.

'농구는 키로 하는 스포츠'라고 하지만 오히려 큰 선수가 작은 선수를 따라다니려면 스피드와 민첩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차전에서 이정현에게 26점을 내주며 팀 패배를 지켜본 최진수는 이날 이정현을 12점에 묶었다.

이정현은 이날 3점 슛 9개 가운데 2개, 2점 야투도 7개를 던져 2개 성공하며 홈 팬들의 애만 태우다가 경기를 마쳤다.

최진수는 경기를 마친 뒤 "(키가 훨씬) 작은 (이)정현이 형을 따라다니려니 죽을 것 같다"며 "KCC가 이정현-브랜든 브라운의 픽 앤 롤 공격을 주로 하는 팀인데 그걸 막다 보니 상대 공격이 뻑뻑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이정현(오른쪽)을 수비하는 최진수.
[KBL 제공]



"다음 시즌 수비 5걸을 목표로 하겠다"고 농담을 던진 그는 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15-2016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주전 가드 양동근(180㎝)을 전담 수비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양동근을 잘 막아 오리온이 3전 전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한 최진수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정현 봉쇄'의 특명을 받았다.

그는 "정규리그 막판부터 작은 선수를 막는 시험을 조금씩 했다"며 "하지만 플레이오프 전날 '이정현 수비'를 맡기시는 감독님 말씀에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최진수는 "일단 그렇게 맡겨주시면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며 "무조건 따라다니면서 팀에 누가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뛰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전 슈터인 이정현의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KCC에서 스크린을 많이 걸고 있어서 스크린을 뚫으면서 따라가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는 것이다.

1차전 때는 스크린에 걸리면 다른 선수를 막는 '스위치'를 했지만 2차전에는 이정현을 끝까지 따라가는 수비를 펼쳤다는 최진수는 이날 3점 슛도 6개를 던져 4개를 성공했고 2점 야투도 3개 가운데 2개를 넣었다.

최진수는 "동료 선수들이 워낙 패스를 잘 줘서 슛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며 "1차전 패배 이후 많이 혼날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네가 제일 잘했다'고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3차전 이후로도 활약을 자신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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