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정당들 "법치 원칙 위반" 비판…회의 참가·표결권 박탈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PP 총회에서 피데스는 표결 끝에 법치 원칙을 위배해 유럽연합(EU)의 기본 정신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이런 처분을 받았다.
헝가리 정부와 여당은 최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등장하는 대형 포스터를 헝가리 곳곳에 설치하고 EU와 소로스가 유럽으로 난민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선전해 EU 다른 회원국들과 갈등을 빚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유럽국민당 총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
중도 우파 성향의 EPP는 유럽의회 전체 750석 중 218석을 차지한 최대 교섭단체로, 186석을 가진 사회당(PES) 그룹과 유럽의회를 주도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도 EPP 소속이다.
조제프 다울 EPP 의장은 "자격정지 처분에 따라 피데스는 모든 EPP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 투표권도 행사할 수 없으며 의원 후보를 낼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당장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EPP 소속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피데스는 다른 교섭단체와 연대하거나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프랑스 국민전선 등 극우 정당들과는 손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폴란드 여당 등 EPP에 속하지 않은 동유럽 국가 우파 정당들과 연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표결 전 EPP의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인 독일 출신 만프레드 베버 의원은 피데스를 EPP에서 퇴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오르반 총리는 EPP에서 자격정지 처분을 받는다면 탈퇴하겠다고 맞서는 등 심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작년 4월 총선에서 EU의 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반난민 정서를 부추겨 3연임에 성공한 오르반 총리는 유럽 우파 민족주의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면서 EU 집행부와 대립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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