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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또 제동 걸린 브렉시트…英 하원의장 “똑같은 합의안? 투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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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원래 시한을 열흘 남겨둔 상황에서 다시 제동에 걸렸다. 영국 하원의장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 3차 승인투표를 하려면 이전 합의안에서 내용이 바뀐 안을 들고 오라고 영국 정부를 다그친 것이다. 합의안에 크게 변화를 주려면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논의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18일(현지 시각) 존 버코우 영국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고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다시 하려 한다면 지난주 부결된 합의안과 다른 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과 사실상 내용이 같은 안건을 의회에 다시 제출하는 건 1604년부터 이어져 온 강력하고 오래된 의회 절차에 반하는 일"이라며 "이번 투표가 의미 있게 치러지기 위해서 영국 정부가 반드시 쳐야 할 시험"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19년 3월 1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브렉시트 수정안에 합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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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내용 없는 브렉시트 합의안 3차 승인투표를 불허하겠다는 말이다. 지난 12일 하원에서 부결된 브렉시트 2차 합의안과 근본적으로 같은 안건을 내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는 가까스로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영국 하원은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합의안 승인을 거부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막기 위한 방안인 ‘안전장치(백스톱)’가 조항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이에 메이 총리 대변인은 버코우 의장의 성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적절한 고려가 필요한 일"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버코우 의장의 결정이 이미 널리 비난을 받는 (브렉시트) 과정에 더 많은 불확실성을 야기했다고 평했다. 합의안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EU와의 논의가 필요하지만 다음 투표로 예정된 20일까지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의회가 지난 13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마저 거부하자 오는 20일을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데드라인으로 정했다. 의회에 다시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여부를 묻겠다는 의미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이 통과되면 EU 측에 올해 6월 30일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버코우 의장이 3차 합의안 투표에 반발하면서 브렉시트 연기 방안마저 꼬일 위기다. 영국 하원은 이날 영국의 EU 탈퇴시점 연기를 골자로 하는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메이 총리 요청이 EU가 브렉시트 연기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보수당 의원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1년 연기한다면 ‘투표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보수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EU 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 회원 20여명은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메이 총리의 궁지에 몰고 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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