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계약 끝나는 맨유 수호신
“75% 인상” “팀내 최고 주급을”
구단과 이견…아직 사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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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사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지난 5년 동안 4차례나 맨유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데서도 맨유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2011년 맨유 유니폼을 입은 이후 데 헤아는 흔들림 없는 붉은 악마의 수호신이었다. 데 헤아의 눈부신 선방으로 승리를 지키거나 패배를 면한 게 한두 경기가 아니다. 데 헤아가 없으면 맨유도 없다. 포그바나 루카쿠, 마르시알은 보낼 수 있어도 데 헤아를 보내면 안된다. 데 헤아는 맨유가 반드시 지켜야 할 선수다.
문제는 데 헤아의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데 헤아는 2020년 여름 맨유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늦어도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재계약을 마무리지어야 하지만 맨유는 아직까지 데 헤아의 사인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11일 더선을 비롯한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맨유는 데 헤아에게 35만파운드(약 5억2000만원)의 주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급 20만파운드에서 75% 인상된 액수다. 5년 계약을 맺을 경우 총 9000만파운드(약 1353억원)가 넘는다. 골키퍼로서 세계 최고 주급이다.
그런데도 데 헤아는 꿈쩍도 않고 있다. 데 헤아는 맨유 최고 주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맨유 최고 주급 선수는 산체스로 50만5000파운드(약 7억5000만원)를 받고 있다. 산체스가 자유계약선수(FA)이기 때문에 높은 주급을 받고 있다면 자신도 재계약 시 이적료가 필요없기 때문에 FA나 마찬가지라는 게 데 헤아 측의 주장이다. 여기에 팀내 비중이나 활약도를 감안하면 산체스만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맨유는 골키퍼에게 팀내 최고 주급을 안겨줄 수는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골키퍼가 아무리 훌륭해도 결승골을 터뜨리진 못한다’는 말처럼 전통적으로 골키퍼는 스트라이커보다 한 단계 낮게 평가된다. 데 헤아가 올 시즌 들어 각종 지표에서 나빠지고 있는 것도 맨유로선 고민이다. 리그에서 무실점 비율은 평균 37.5%에서 올 시즌 23.3%로 떨어졌고, 선방 비율도 73.7%에서 70.6%로 낮아졌다. 실점에 걸리는 시간도 평균 91분에서 67.5분으로 짧아졌다. 지금까지 리그 267경기에서 골로 연결된 치명적인 실수를 8번밖에 저지르지 않았는데 그중 두 개가 올 시즌 나왔다. 올시즌 박스 외곽슛에 내준 6골도 지난 시즌보다 두 배 증가한 수치다. 골키퍼의 빌드업이 중요시되고 있는 가운데 패스 정확도가 58.7%로 맨체스터 시티의 에데르송(83.2%)이나 리버풀 알리송(79.3%), 첼시 아리사발라가(87.1%)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잡긴 잡아야 하는데 데 헤아의 베팅이 너무 세다. 맨유가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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