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팀에 0대4로 진 샬케04…작년 준우승 팀에서 강등권으로 추락 위기
서포터즈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상징하는 '주장 완장'까지 빼앗겨
분데스리가 2인자에서 강등권으로. 샬케04의 올시즌은 가시밭길이다. 사진출처=슈포트아인스(Sport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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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준우승 팀인 전통의 강호 샬케04가 강등권 추락 위기에 빠졌다. 샬케04는 지난 3일(한국시간)에 열린 승격팀 포투나 뒤셀도르프와의 분데스리가 24라운드 경기에서 0-4 완패, 분데스리가 18개 팀 중 14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최근 리그 여섯 경기에서 2무 4패로 승점 2점만 얻는 극심한 부진을 이어갔다.
샬케04의 수모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경질 압박을 받고 있는 도메니코 테데스코 감독은 뒤셀도르프와의 경기 후 서포터즈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북쪽 관중석으로 향했다.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와 막강한 응원력을 자랑하는 샬케04 서포터즈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 누구도 테데스코 감독을 환영하지 않았다. 일부 독일 언론은 ‘테데스코 감독이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샬케 서포터즈의 심장부인 북쪽 관중석(Nordkurve)으로 향해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한 것’이라고 뜻풀이하기도 했다.
뒤셀도르프와의 경기가 끝난 뒤 테데스코 감독을 맞이하는 살케04 서포터즈.(위) 충격적인 패배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샬케04의 서포터즈.(아래) 사진출처=슈포트아인스(Sport1) |
테데스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팬들은 굉장히 화가나 있었으며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나는 그 기분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테데스코 감독만 수모를 당한 것은 아니었다. 샬케04 선수들 또한 서포터스들의 분노를 피할 수 없었다. 샬케04 서포터즈를 대표하는 두 명이 경기장으로 들어가 선수들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짧은 면담에서 정확히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금방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벤야민 스탐불리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주장인 랄프 페어만 대신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스탐불리는 서포터즈에게 자신이 차고 있는 주장 완장을 건네주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그는 팬들의 행동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클럽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나는 샬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실 샬케 서포터즈가 스탐불리의 주장 완장을 빼앗은 것은 스탐불리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노르트쿠르베 겔젠키르셴(Nordkurve Gelsenkirchen)이라고 적혀 있는 샬케04의 주장 완장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즌 전, 샬케의 서포터즈는 이 주장 완장을 샬케의 주장인 페어만에게 전달하며 신뢰와 지지의 뜻을 전했다. 서포터즈는 이 주장 완장을 전달함으로 선수들과의 끈끈한 유대, ‘하나됨’을 강조하는 것이다. 주장 완장을 회수하는 행위는 팬들이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거둔다는 의미이며 선수단에게 엄청나게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뒤셀도르프와의 경기가 끝난 다음 서포터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샬케04 선수들. 사진출처=슈포트아인스(Sport1) |
주장인 페어만은 인터뷰를 통해 “최선을 다하는 서포터즈와 다르게 우리는 샬케라는 클럽과 클럽을 대표하는 색깔인 파랑색을 대표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주장 완장을 회수한 것이다”라며 팬들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엄청난 수의 팬들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샬케라는 클럽에게 이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샬케04는 올 시즌 남아 있는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그들의 서포터즈에게서 주장 완장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겨울을 넘긴 분데스리가의 막바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강한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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