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의 성매매 양성화해 국가가 관리해야"…인권단체·야당은 비판
1일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테오 살비니(45)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지난달 28일 한 경제 행사에 참석해 "이탈리아는 사창가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며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이 같은 생각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EPA=연합뉴스] |
살비니 부총리는 "이 같은 의견은 '오성운동'과의 정부 협약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매춘 산업을 마피아와 이탈리아 거리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사창가를 다시 부활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작년 3월 실시된 총선 이후 살비니가 이끄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과 손잡고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한 오성운동은 성매매 합법화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살비니는 "성매매 합법화는 보건적인 측면에서도 옳은 방향이라고 믿는다"며 "오스트리아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총선을 앞두고도 음성화된 성매매 산업을 합법화해 오스트리아나 독일, 스위스처럼 국가가 이들 종사자로부터 세금을 걷고,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보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현대에 들어와서도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나, 1958년 일명 '메를린'법의 발효와 함께 성매매가 불법이 돼 사창가가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지금도 주로 아프리카와 동유럽 출신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약 8만명의 매춘부가 음성적으로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불법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로마의 경우에도 한적한 국도변을 차로 달리다 보면 길에서 성매매 호객 행위를 하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살비니의 발언은 즉각 반대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인권단체를 운영하는 파이 크로베 대표는 "살비니의 발언은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는 수작"이라면서 "사창가 부활을 주장하는 것은 경제 침체 등 이탈리아가 처한 진정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보다 정치인들에게는 훨씬 쉬운 일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도좌파 민주당 소속의 여성 정치인인 발레리아 발렌테 상원의원도 "사창가 부활은 살비니의 말처럼 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을 더 착취하고 학대한다"고 반박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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