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5 (화)

[칠십리대회]"많이 뛰고 재밌어요"…8인제 원년, 정착은 '성공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수원FC U-12와 양주FC가 지난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걸매구장에서 열린 ‘2019 칠십리 춘계 전국 유소년축구연맹전’ A그룹 결승전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서귀포 | 김현기기자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삑~’

지난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걸매구장에서 열린 ‘2019 칠십리 춘계 전국 유소년축구연맹전’ A그룹 결승 수원FC U-12와 양주FC 전반전 도중 양주의 골킥이 하프라인을 벗어나자 주심은 호각을 들어 휘슬을 길게 불었다. 이번 대회는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대회 8인제 전면 실시 방침에 따라 11인제 경기가 아예 사라지고 모든 경기가 이렇게 열렸다. 8인제는 단순히 필드플레이어 7명에 골키퍼 한 명을 더해 경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골키퍼의 골킥이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안 되고 지도자들이 경기 도중 작전 지시하면 안된다. 유소년 만큼은 패스 위주로 볼을 많이 접하면서 창의적인 경기를 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전반 초반부터 실점한 양주FC는 급한 마음에 골키퍼가 길게 찼는데 하프라인을 넘어가 첫 바운드되면서 공격권을 수원FC에 넘겨줬다.

유소년연맹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 대회 8인제를 시범적으로 치러 한국 축구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갔다. 전체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유명환 연맹 사무국장은 “한국 축구의 숨은 약점 중 하나가 센터백의 스피드가 느리다는 점인데 8인제를 하면 센터백 혼자 상대 수비를 처리해야하는 일이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빠른 선수가 중앙 수비를 맡게 된다”며 “수비적인 3-3-2를 시작으로 2-4-1, 2-3-2 등 보다 공격적인 포메이션까지 다양한 전술이 등장했다.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바꾸는 멀티플레이어가 강조되는 점도 8인제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C그룹 우승팀인 초등학교 명문 서울 대동초 최광원 감독은 “팀플레이보다는 확실히 개인기 좋은 선수가 많은 팀에 유리하다”고 했다. A그룹 MVP인 수원FC 김민준은 “11인제보다 많이 뛰어야 해서 힘든 면은 있다”고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각 팀이 8인제의 개념을 숙지하면서 이해도를 높인 것이 이번 칠십리대회의 최대 성과다.

스포츠서울

서울대동초 선수들이 지난 16일 제주도 서귀포시 걸매구장에서 열린 ‘2019 칠십리 춘계 전국 유소년축구연맹전’ C그룹 결승전에서 이겨 우승한 뒤 상대팀 제주서초 학부모에게 찾아가 인사하고 있다. 서귀포 | 김현기기자



물론 보완할 점도 있다. 골킥을 금지하다보니 골키퍼가 앞으로 짧은 패스를 내준 뒤 최종 수비수가 앞으로 ‘뻥~’ 내지르는 편법이 많다는 게 현장의 아쉬움이다. 8인제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 학교가 A·B 두 팀을 꾸릴 수 있도록 했지만 후유증이 있다. 한 팀 감독은 “실력대로 A팀과 B팀으로 나누면 학부모들이 ‘왜 우리 아이는 B팀이냐’며 항의를 한다. 두 팀의 실력을 고르게 맞추면 둘 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한축구협회가 8인제의 장점만 주입했을 뿐 막상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를 구하는 것엔 미흡했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학교와 클럽, 학부모, 대한축구협회, 한국유소년축구연맹 등 이해 관계자들 모두의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 U-12에선 수원FC와 경남남해초, 서울대동초가 각 그룹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양주FC와 광양제철남초, 제주서초가 그룹별 준우승을 차지했다. U-11에선 서울대동블랙과 경기진건초가 우승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