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정현(23·한국체대)의 기세가 예년만 못하다. 변화가 필요한 때다.
2018년은 정현의 해였다. 기적의 시작은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이었다.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3위·독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랭커들을 격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선수 최초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이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 랭킹은 19위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다르다. 이상하리만치 풀리지 않는다. ATP 타타오픈, ASB클래식, ABN 암로월드토너먼트, 호주오픈 등 4개 대회에 출전한 정현은 1회전 문턱에서만 세 차례 무릎을 꿇었다. 좋은 기억을 간직한 호주오픈에서도 첫 경기 통과 직후 6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세계 랭킹은 52위까지 수직하락했다.
패턴이 동일하다. 초반의 좋은 흐름을 유지하지 못한다. 타타오픈과 ASB클래식에서 각각 1세트 게임스코어 5-1까지 앞서다가 세트점수 0-2 역전패를 당했다. 호주오픈 1회전에서는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는데, 다음 경기에서 1-3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서브와 포핸드스트로크가 문제다. 정현은 공의 탄성을 누구보다 잘 이용한다. 퀵서브, 플랫서브, 강하고 낮은 포핸드스트로크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서브가 불안하자 포핸드스트로크까지 흔들린다. 상대 코트 바운드 이후 직선으로 흘러나가야 할 공의 궤도가 상대 몸 쪽으로 향하고 있다.
공격 기회에서 도리어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 호주오픈 당시 정현을 지도했던 손승리 코치는 “(정)현이가 재미없는 경기를 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공의 톱스핀이 부족해 각도가 좁다. 상대를 좌우로 움직이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잔실수가 정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인 실수 반복이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상황이 이러니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도 전술이 아닌 기술에 매몰된다. 비교적 약한 상대를 만나도 특유의 승부욕과 자신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다.
정현이 오는 18일 ATP 프로방스 오픈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써낼 수 있을까. 문제가 명확한 만큼 개선 가능성은 충분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라코스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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