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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야구공이 진짜 커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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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공인구, 캠프는 지금…

경향신문

“타고투저 완화” 반발계수 하향

실밥은 높이 낮추는 대신 넓혀

“손이 작은 선수들은 조금 부담”


2019시즌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단일 경기 사용구’의 반발계수 하향이다. KBO리그는 지난해 12월21일 규칙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KBO리그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다고 밝혔다. KBO는 반발계수 하향의 이유로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와 지속되는 타고투저 현상 완화를 들었다.

KBO리그가 ‘단일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2016시즌 이후에도 타고투저는 강화됐다. 2012년 리그 평균자책은 3.82였지만 2014년에는 5.21까지 높아졌고 2015년 잠시 4.87로 떨어진 뒤 단일구 사용이 시작된 2016년 5.17로 다시 높아졌다. 2017년에는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 확대 때문에 4.97로 줄어들었지만 2018년에는 5.17로 이전 상태로 돌아왔다.

타고투저 강화는 리그 확대에 따른 전체 투수력 하락이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8개 구단 체제에서 2013년 NC가 1군에 진입했고 2015년 KT가 1군에 더해졌다. 구단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투수층이 엷어지면서 타고투저가 심화됐다.

여기에 타자들의 트레이닝 방식이 달라지면서 파워가 강해졌고, 타격 스타일이 장타 위주로 변한 점, 방망이 제조기술 발전에 따라 방망이의 반발력이 좋아진 것도 타고투저 심화를 가속화시켰다.

KBO는 타고투저 완화를 위해 여러 이유 중 반발계수의 하향을 결정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KBO리그 스프링캠프에서는 바뀐 공인구 적응이 1차 숙제로 떠올랐다. 반발계수를 떨어뜨리면서 공의 지름을 1㎜ 키웠다. 실밥(솔기)의 높이는 낮췄고 대신 넓어졌다.

캠프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한 투수들은 일제히 “공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는 “공이 커졌고 실밥이 넓어졌다. 손이 작은 선수들에게는 공이 커진 점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속구를 던질 때 공을 손으로 감싸쥐는 데 조금 애를 먹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손이 크고, 변화구가 좋은 선수들이 다소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새 공이 리그를 어떤 방향으로 바꿀지는 미지수다. 공이 커지고 실밥 높이가 낮아진 점은 속구의 위력을 오히려 떨어뜨려 타자들과의 힘싸움에 불리할 수 있다. 2013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사용하는 공의 실밥이 낮아졌을 때 잘 맞은 홈런성 타구의 비거리가 평균보다 20피트(약 6m) 더 날아갔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5월 일리노이 대학 앨런 네이선 교수 등 미국 유수 과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메이저리그 홈런 증가 이유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84쪽짜리 이 보고서 역시 “홈런과 비거리가 늘어났지만 뚜렷한 이유는 밝히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리그 판도 어떻게 바꿀지 미지수

퓨처스리그 ‘테스트’ 없이 도입

투수 팔꿈치 부상 등 위험성도


서둘러 내린 결정은 부작용을 낳을 위험성도 갖는다. 한국 야구 관람 문화 특성상 ‘타고투저’가 흥행 요소라는 분석도 있다. 갑작스러운 투고타저로의 변화는 야구 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커진 공과 낮은 실밥은 투수들의 팔꿈치에 무리를 줄 가능성도 있다. 공인구 변화는 퓨처스리그 한 시즌 동안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곧장 1군리그에 적용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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