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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미국판 '더 마스크드 싱어(The Masked Singer)'가 한류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지상파 FOX에서 1월 2일부터 방영 중인 '더 마스크드 싱어'는 첫 방송에서 미국 전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중 7년 만에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현지 뜨거운 인기에 힘 입어 시즌1이 마무리 되기 전에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시즌이 종료되기 전, 다음 시즌 제작을 확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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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가 딸과 식당에서 TV보다가 발견."
한국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미국판 '복면가왕'은 포맷 판매 과정부터 색달랐다. 대체로 포맷 시장이나 현지 에이전시 등을 거쳐 판매되는 것과 달리, 미국 제작자가 MBC 쪽으로 직접 연락을 해 왔다.
박현호 MBC 콘텐츠사업국장에 따르면, 미국판 제작자 크레이그 플레스티스(Craig Plestis) 스마트독미디어 대표가 딸과 함께 LA에 있는 한 태국 식당을 찾았다가, 당시 TV에서 방송 중이던 태국판 '복면가왕'을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밥을 먹던 딸이 "재미있다"며 방송에 관심을 보였고, 성공 가능성을 직감한 플레스티스 대표는 곧장 태국 방송사 쪽으로 연락을 취했다. 해당 프로그램이 한국 '복면가왕' 리메이크작임을 알게 된 뒤 그가 MBC로 연락하면서 포맷 판매가 성사된 것. 꾸준한 포맷 수출 과정에서 성공을 거둔 태국판이 미국판의 발판이 돼 준 셈이다.
현재 미국 지상파에서 리메이크 된 한국 프로그램은 총 3개로, ABC에서 방송된 KBS2 '굿닥터'와 NBC를 통해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 그리고 FOX에서 방송 중인 MBC '복면가왕'이다. 앞서 두 프로그램의 경우 각각 제작사, 에이전시를 통해 방송사와 3자간 계약을 했다. 반면 '복면가왕'은 미국 방송사와 한국 방송사 간 첫 직거래로, 그만큼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 받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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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예능 최고 시청률...신작 드라마가 '모래시계' 근접한 셈."
"시즌2 제작이 놀랍지 않다"는 현지 언론들의 반응처럼, 수치적으로나 화제성에서도 '더 마스크드 싱어'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더 마스크드 싱어' 첫 회 본 방송은 3.0%를 기록한데 이어 이어 3일만에 3.9%, 7일만에 4.2%를 기록했다. 이는 7년 전 FOX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의 첫 방송 시청률 4.4% 이후 최고 기록. 한국은 물론, 현지 방송 업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VOD(video on demand)와 OTT(Over The Top) 등의 시청 형태가 발달해 해당 성과를 합쳐 본 방수 이후 3일, 7일까지 시청성과를 집계한다. 또 동부, 중부, 서부 지역별로 시차가 존재해 동시간대 시청률보다는 시청자수까지 통합적으로 보는 편. 1,000만명 이상 시청자수를 속칭 '대박'으로 치는데, '복면가왕'은 첫 회 본 방송에서 936만8천명, 3일째 1,227만3천명, 7일째 1,296만8천명이 시청했다.
박 국장은 "'엑스펙터'가 7년 전 방송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에 근접한 시청률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은성 MBC 해외유통사업부 차장 또한 "미국도 플랫폼 환경의 변화에 따라 TV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는 추이"라며 "7년전 시청률로 돌아갔다는 건 마치 한국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가 '모래시계' 버금가는 기록을 낸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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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vs'더 마스크드 싱어' 차이점은..."
한국에서 5년째 멈춤 없이 지속되고 있는 '복면가왕'과 달리, '더 마스크드 싱어'는 총 12부를 하나의 시즌으로 하는 사전제작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여름에 촬영을 진행해 후반 작업까지 마쳤으며, 오는 27일 시즌1을 마무리 한다.
'복면가왕' 연출자 오누리PD는 "대결 방식부터 가면(의상), 방송 환경 등에서 여러 차이가 있더라"며 한국 오리지널과 미국 리메이크작의 차이점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오 PD는 앞서 MBC를 찾은 미국판 제작진과 직접 만나 노하우를 전수하고, 미국 녹화 현장을 찾아 관람도 했다.
우선 탈락자 수부터 차이가 있다. 오리지널 '복면가왕'은 한 주에 4명이 탈락해 정체를 공개하지만, 미국판은 한 주 1명 탈락 시스템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오 PD는 "한국은 노래를 잘 하는 셀럽이 많은데, 그것이 '복면가왕' 오래 방송 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우리처럼 한 주에 4명씩 떨어지는 구조로는 출연자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거 같다. 가면을 벗었을 때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고, 가창력도 갖춘 스타가 많지 않다보니 방식을 변경한거 같다"고 탈락자 수의 차이에 대해 분석했다.
가면 스타일도 다르다. 한국은 얼굴만 가리는 평면적인 형태인데 반해, 미국판은 인형탈 형태다. 레이디 가가의 의상 디자이너가 작업 했다는 미국판 가면은 평균 2억 정도 제작비가 사용됐다. 이에 가면 퀄리티가 확실이 높다. 미국의 경우 피부색으로도 힌트가 될 수 있어 가면보다는 전신을 가리는 데 중점을 둔 것도 한국과 다른 점이다.
관객들의 투표 기준도 다르다. 한국이 라이브를 고수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다. 오 PD는 "우리는 '목소리로만 승부하자'는 모토고,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 듣고 싶은 목소리에 투표하라'고 기준을 제시한다. 미국에서는 진행자가 '전체 퍼포먼스를 보고 선택해 달라'고 하더라"며 "한국은 같은 조건에서 자기 목소리로 얼마나 어필하느냐를 본다면, 미국은 각 무대 구성을 달리하고 폭죽 등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아티스트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우리는 그런 장치들이 목소리를 가린다고 생각해서 자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적인 차이도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 '복면가왕'은 개인기를 통해 힌트를 주는 시간을 갖고, 12명의 판정단이 토크를 풍성하게 꾸민다. 하지만 이런 개인기나 단체 토크는 한국 예능 고유의 특성이라는게 여러 나라 버전의 '복면가왕'을 봐 온 오 PD의 결론이다. 실제로 '더 마스크드 싱어'는 개인기를 아예 빼고, 판정단 규모도 대폭 축소했다. 방송 시간이 길수록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국은 구성을 최대한 다양한 코너를 갖추지만, 자체 시청자수를 중시하는 미국은 부가적인 구성을 줄여 무대에만 집중한다.
이렇게 다르지만 '복면가왕'이 추구하는 관전 포인트는 같다. 박 국장은 "미국판은 시즌제로 제작돼 한국과 달라진 부분들도 있지만, 그런 차이점이 재미에 있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 중요한 건 '과연 저 사람이 누굴까?' 알듯 말듯한 복면 가수의 정체를 추리하는 과정이다. 그 부분은 바뀌지 않는 포인트"라고 짚었다. '복면가왕'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통하고 있는 이유기도 한다.
YTN star 최보란 기자(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더 마스크드 싱어'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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