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열흘여 만에 하선…살비니 부총리 "난민구호단체 수사해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 7개국이 난민들을 나누어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하선 절차가 수 시간 내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난민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포르투갈, 루마니아, 몰타, 룩셈부르크에 분산 수용될 예정이다.
난민구조선 '씨 워치3'에 타고 있는 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
유럽으로 향하던 중에 조난을 한 이들 난민은 독일 난민구호단체인 '씨 워치'의 난민구조선에 의해 지난 19일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됐으나, 몰타와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수용 거부로 육지에 발을 딛지 못해왔다.
이탈리아 내무부 관계자는 해상 날씨 악화로 인해 시칠리아섬 남동부 항구인 시라쿠사 인근 해안에 정박 중인 '씨 워치3'가 현재 위치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카타니아항으로 입항해 그곳에서 난민들이 하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성년 난민들은 카타니아에 그대로 머물게 되는 반면, 성인 난민들은 시칠리아섬 북동부 도시인 메시나의 난민센터로 이송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작년 6월 취임 이래 난민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금지하는 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난민들의 하선이 허용된 직후 "임무가 완수됐다. 다시 한번 유럽이 할 수 없이 개입해 일부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간 난민구조단체인 '씨 워치'의 행동에 대해 당국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민간 난민구조단체들이 리비아 해역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을 벌임으로써 난민 밀입국업자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한편,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등과의 줄다리기 끝에 난민들을 열흘여 만에 하선시키게 된 '씨 워치'는 "인질 사태가 드디어 끝난 것으로 보인다. 열흘 동안 바다를 떠돌던 끝에 우리 승객들은 마침내 안전한 항구에 닿을 수 있게 됐다"며 "유럽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인권은 EU의 협상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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