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언론 “곧 1군 승격, 계약”
발렌시아, 바이아웃 4배로 인상
국왕컵 8강전 막판 2골 힘 보태
30일 열린 스페인 국왕컵 8강 2차전 헤타페전에서 드리블하는 발렌시아 이강인. [펜타프레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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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디오 방송국 ‘카데나 코페’는 30일 “발렌시아 성인 B팀 소속인 한국인 미드필더 이강인이 조만간 1군 멤버로 승격한다. 계약서에 8000만 유로(약 1023억원)에 달하는 바이아웃(소속팀의 동의 없이 선수와 직접 이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이적료) 조항을 삽입하는 조건이다. 등 번호는 16번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발렌시아 지역지 ‘수페르 데포르테’ 소속으로 발렌시아 구단 취재를 전담하는 엑토르 고메스 기자도 같은 날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을 높이기 위해 1군 등록을 결정했다. 하루 이틀 내로 이강인의 1군 계약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 밝혔다.
발렌시아가 시즌 도중 계약서를 다시 쓰는 수고를 감수하며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대폭 높이려는 이유는 기존 금액(2000만 유로·256억원)으로는 이강인을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유럽 내 여러 빅 클럽들이 이미 이강인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강인을 ‘판매 불가 선수’로 분류한 발렌시아는 바이아웃 금액을 대폭 높여 다른 구단의 접근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소속팀 1군 진입의 청신호가 켜진 날, 이강인은 그라운드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8강 2차전에 후반 교체 출장해 막판 두 골에 기여했다.
1-1 동점이던 후반 47분, 이강인이 상대 위험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팀 동료 산티 미나의 헤딩 패스를 거쳐 호드리구 모레누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1분 뒤 이강인이 케빈 가메이로에게 전달한 스루패스도 모레누의 추가 골로 이어졌다.
앞서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해 두 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던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된 두 번의 공격 찬스를 모두 골로 연결한 덕분에 3-1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스페인 ‘마르카’는 경기 후 “발렌시아의 두 번째 골은 한국에서 온 2001년생 이강인이 출발점이었다”면서 “정확한 크로스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과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6살 축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팀 입단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구단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10월 코파 델 레이에 출전하며 구단 100년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1군 데뷔(17세 253일)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선수 중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최연소 1군 데뷔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 13일에는 프리메라리가 경기(바야돌리드전)에 출전하며 정규리그 최연소 데뷔 기록(17세 327일)도 갈아치웠다.
이강인이 1군 계약과 함께 라 리가 무대에 꾸준히 나선다면 김학범(59)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과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발탁 가능성도 커진다. 김학범 감독은 “이강인은 도쿄올림픽 대표팀 후보군에 있는 선수”라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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