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동안 고생…당분간 가족들과 휴식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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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한 박항서 감독(60)이 귀국 소감을 밝혔다.
박항서 감독은 29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행운이 많이 따랐다"며 "목표를 달성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8강에서 일본에 0-1로 아쉽게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고, 설 연휴 휴가를 받아 한국 땅을 밟았다. 장시간 이동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환한 얼굴로 취재진과 장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트남의 아시안컵 역대 최고 성적을 이끈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스즈키컵이 끝난 뒤 선수들의 동기부여나 목표의식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져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대회 초반 이라크에 역전패를 당한 뒤 이란에도 패배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이후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며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며 "준비 기간도 부족하고 선수들의 정신과 육체적으로 피곤이 쌓인 상황이었으나 목표를 달성해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패했지만 이후 예멘과 요르단을 연달아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일본과의 8강전에서 석패하며 탈락했으나 베트남 축구 역사상 아시안컵 첫 토너먼트 승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베트남이 8강 무대를 밟은 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엔 16강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대회가 베트남의 최고 성적이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즈키컵 우승과 아시안컵 8강 진출했다고 아시안 톱 레벨에 올라온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10년은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집중 투자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항서 감독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달 홍명보 자선축구 경기 참가차 잠시 한국을 들렀지만 짧은 일정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스즈키컵, 아시안컵까지 선수들과 3개월 가량을 같이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고 지쳐 있던 시간이었다”라며 “설을 쇠러 한국에 들어왔는데, 가족들과 편안하게 지내다가 다음 달부터 목표를 다시 향해 뛰겠다"고 전했다.
현재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박 감독은 "두 팀을 동시에 맡다 보니 너무 일이 과중돼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관련 사안은 회사 대표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2월 초까지 국내에 머물다 3월에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 AFC U-23 챔피언십 준비에 돌입한다. 3월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평가전도 치를 예정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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