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비니 부총리 "시칠리아 대형 난민센터도 폐쇄"
독일 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씨 워치3'에 승선한 난민들이 시칠리아 섬 인근에 정박한 배에서 육지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
시라쿠사 항만청은 28일(현지시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선박은 '씨 워치3'가 정박 중인 시라쿠사 연안으로 향하거나, 그곳에 정박해서는 안된다고 명령했다.
항만청은 공공질서와 공중보건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명령은 전날 이탈리아 야당 의원 3명과 시라쿠사 시장이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료진과 심리상담사 등을 대동한 채 고무 보트를 빌려 '씨 워치3'에 승선, 배에 타고 있는 난민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한 일에 대응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고무보트를 타고 시칠리아 연안에 정박 중인 난민구조선 '씨 워치3'에 접근한 이탈리아 야당 정치인들 [AFP=연합뉴스] |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의 스테파니아 프레스티자코모 의원 등은 난민구조선의 상황을 살핀 뒤 기자들에게 "리비아에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구금에 처해 있다가 유럽으로 향하는 배에 오른 이들이 화장실이 1개에 불과한 좁은 난민선에 여러 날 동안 갇혀 있다시피 해 정신적인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구호단체 '씨 워치'가 운영하는 이 배는 지난 19일 리비아 근해에서 난민, 이주자 등 47명을 구조했지만, 몰타와 이탈리아 등이 입항을 거부하면서 지중해를 떠돌던 중 악천후를 피해 시칠리아 남동부 항구인 시라쿠사 인근에 정박해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등 국제 구호단체들은 이 배에 타고 있는 13명의 미성년자만이라도 하선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이탈리아 정부에 촉구하고 있으나, 강경 난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난민구조선에 승선해 있는)미성년자는 17세다. 배에는 어린아이들이 타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이런 요구를 일축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AFP=연합뉴스] |
살비니 부총리는 오히려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가장 가까운 곳에 배에 있는 사람들을 내리도록 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씨 워치 3의 선장과 승무원들은 배에 있는 여러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하며, 이 배의 선장과 승무원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이 난민선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그들은 난민선에 승선함으로써, 보건 위생 규정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살비니는 28일에는 이탈리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술 더 떠 시칠리아 섬 미네오에 위치한 대형 난민센터를 올해 말까지 폐쇄할 것이라는 구상도 발표했다.
그는 이 라디오에 "난민센터가 크면 클수록 범죄자들이 침투하기 더 쉬워진다"며 대형 난민센터 폐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주 난민 약 500명을 수용하고 있던 로마 인근 도시 카스텔누오보 디 포르토에 있는 이탈리아 제2의 난민센터도 전격 폐쇄, 인권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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