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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이경 "일 좋아하는 워커홀릭, 열정 평생 갔으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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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이경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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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날카로운 마스크로 진지한 연기를 펼칠 때는 그 모습이 ‘찰떡’ 같더니 드라마 ‘고백부부’(2017),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년)에서의 유쾌한 모습을 보니 원래 코믹 연기 전문 배우였던 것 같다. 이처럼 배우 이이경은 2011년 데뷔 후 한 해도 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수많은 얼굴들을 꺼내놨다.

최근 ‘검법남녀’에서 형사 역할을 맡으며 호평받은 이이경은 MBC ‘붉은 달 푸른 해(극본 도현정·연출 최정규)’에서 또다시 형사 역할을 맡으며 더욱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같은 직업을 가진 인물임에도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층 더 무겁고 복잡한 내면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 차우경(김선아)이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이이경은 원리원칙주의자 형사 강지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물론 이러한 도전은 이이경에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사실 자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는 그는 “연달아 밝은 역할을 하면서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감독님도 타고난 거라며 호흡을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대본도 밝은 역할 쪽으로만 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올리브 예능프로그램 ‘국경 없는 포차’ 촬영차 파리에 가서 ‘붉은 달 푸른 해’ 대본을 받았다. 휴대폰으로 보는데 안 읽히더라. 너무 어려웠다. 파리 갔다가 한국에 오자마자 미팅을 하자고 하더라. 미팅을 하려면 캐릭터에 대해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알아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해서 감독님과 만났고, MBC 쪽에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을 때 회사랑 얘기를 나눴다. 제가 ‘너무 좋은 기회인 건 아는데 자신 있게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더니 회사에서는 ‘너는 하면 잘하잖아’라고 하더라. 그런 게 어딨느냐. (웃음) 출연을 결정하고 최정규 감독님과 김선아 선배님을 더 붙잡고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소재에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인 만큼 이이경의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이경은 최정규 감독, 김선아와 술자리를 가지며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했다. 이이경은 “여자친구 이연주(하은수)가 초음파 사진을 내밀었을 때 강지헌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연주는 그 충격으로 유산한 거다. 어쨌든 강지헌도 살인을 한 거다.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돼서 감독님께 질문을 했다. 감독님은 ‘지헌이가 겉으로는 형사지만 지질한 속내가 있다. 누구나 내면에는 아픔이 있지만 숨기고 살아간다. 그래야 나중에 인물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감독님, 작가님 의도가 연기에 잘 녹아들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이렇게 감독님은 저희 얘기를 다 들어주셨다. ‘그런데’라고 하지 않으셨다. 선아 선배님은 심지어 감독님께 할 질문을 적어 오셨다. 술 마시기 전에 ‘질문 먼저 할게요’ 이러면서. (웃음)”라고 전했다.

깊은 고민과 노력으로 강지헌을 완벽히 표현해낸 이이경은 쉴 틈 없이 곧바로 차기작 JTBC 새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 촬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강지헌에 깊이 몰입한 만큼 다시 그에게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 생계형 단역 배우 역을 맡은 이이경은 시즌1에 이어 코믹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이경은 “아직도 강지헌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붉은 달 푸른 해’ 촬영을 마치고 ‘으라차차 와이키키’ 감독님을 만나러 갔다. 대본 나온 걸 읽어보는데 제가 오버를 하고 있더라. 했던 캐릭터지만 몇 개월 동안 강지헌으로 살다 보니 어색했다. 다 읽고 나서 감독님께 ‘잘 모르겠다. 불안해서 그런 것 같다. 빠져나올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님도 ‘그런 것 같다. 이번 달에는 꼭 필요한 신만 찍겠다’며 시간을 주겠다고 하셨다. 감독님도 걱정을 하고 계신 것 같고 저한테도 숙제다. 저는 원래 캐릭터와 일상 분리를 잘하는데 처음 겪는 일이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도 배우로서 그가 이겨내야 할 몫이었다. 심지어 시즌1에 이어 출연하는 배우가 이이경 한 명 뿐이기에 그가 하루빨리 새로운 역할을 입고 극의 중심을 지켜야 한다. 이이경은 이 같은 상황에도 연기 욕심을 불태웠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1을 그대로 하기에는 시청들의 기대치가 있잖아요. 이걸 채워야 되고, 넘어서고 싶어요. 그런데 조금만 넘어가면 오버하는 걸로 보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이랑 상의를 많이 했고, 현장에서 서로 맞춰가기로 했어요.”

이이경은 데뷔 후 쉰 해가 없을 정도로 다작을 하며 열심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그는 최근 더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이경은 휴대폰을 꺼내 달력을 보여주며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하루 쉬었다. ‘붉은 달 푸른 해’ 촬영이 비는 날에는 ‘으라차차 와이키키’에 가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일하는 게 좋다는 워커홀릭 이이경은 “좋은 기회가 있고 타이밍이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20대 때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진짜 사나이 2’ ‘우리동네 예체능’ 같은 프로그램을 했다. 30대 때는 ‘자리를 잘 잡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20대 때의 관성으로 이렇게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늘 바쁘게, 열심히 살고 있는 이이경은 더 나아가서도 자신 안의 열정이 꺼지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고백 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 ‘검법남녀’ ‘붉은 달 푸른 해’에 이어 ‘국경 없는 포차’로 예능까지 했어요. 단순히 바쁜 게 아니라 값진 경험을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올해도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냥 ‘작품을 했다’가 아니라 의미 있게 지나가고 싶어요. 늘 하고 싶었던 걸 실천하면서 살려고 노력하는데, 작품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열정이 꺼지지 않길 바라고, 열정에 대한 단어를 다시 마음에 새기고 불태우고 있어요. 오랫동안, 평생 갔으면 좋겠어요.”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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