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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아동 구금 중단"…'사우디 소녀件' 태국 난민정책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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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양해각서 서명…AFP "10대女 강제송환 논란이 정책개선 재촉"

연합뉴스

방콕 이민청 구금시설에 수용된 난민·망명 희망자들
[AF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온 난민 아동 구금 방침을 철회했다.

전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사우디 10대 여성 강제송환 논란'을 계기로 태국의 강경 난민 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22일 AP·AFP 통신 등 외신과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국가안보(NSC), 경찰, 노동부 등 관련 당국은 전날 전국의 이민청 구금시설에 억류된 난민 아동들의 석방을 위한 틀을 마련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서명 과정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와 관련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당국과 협의했다.

이번 MOU 서명은 지난 2016년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유엔에서 열린 난민 문제 정상회의에서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의 자녀들을 구금하는 관행을 종식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태국 정부는 설명했다.

AFP 통신은 이와 관련, '사우디 소녀 망명 건이 태국 강경 난민 정책의 개선을 재촉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번 조치가 전 세계 여론을 달궜던 18세 사우디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 강제송환 논란 사건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 이민청은 가족 학대를 피해 호주로 향하던 알-쿠눈이 이달 초 경유지인 태국 공항에 도착했을 때 관련 서류 미비를 들어 강제송환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트위터를 통한 알-쿠눈의 호소에 전 세계 여론이 뜨겁게 반응하면서 태국의 강경한 난민 및 망명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자 결국 강제송환 방침을 철회했었다.

그는 유엔에 의해 난민 자격을 인정받고 캐나다로 망명했다.

연합뉴스

캐나다로 망명한 사우디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18)
[로이터=연합뉴스]



당시 수라찻 학빤 태국 이민청장은 더는 당사자 의사에 반해 누군가를 강제 추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난민 구금 정책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양해각서 서명은 원론적 합의뿐이며 난민 아동들이 어떻게 보호받을지를 규정해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UNHCR와 관련 단체들도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추가 조치를 아울러 촉구했다.

UNHCR 태국 지부는 "MOU 체결은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태국 정부의 인도적 접근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예"라면서도 "밀입국자 수용소에 여전히 억류된 나머지 어머니들과 자녀들이 즉각적으로 추가 석방돼 가족이 재회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태국은 유엔 난민협약 가입국이 아니어서 난민신청을 해도 받아들여 지지 않고 본국으로 강제송환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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