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터풋볼=남해] 신명기 기자= 감격의 프로 데뷔, 아시안컵 예비명단으로 A대표팀 훈련까지. 수원 삼성의 깜짝스타 김준형은 지난 6개월 동안 숨 가쁘고도 벅찬 시간을 보냈다. 기분 좋은 일은 많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김준형은 2019년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
A대표팀, 그것도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벤투호에 합류했던 이력이 있지만 김준형의 이름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낯설다. 올해로 프로 3년차이지만 지난해 7월에야 간신히 1군 데뷔전을 치렀고 K리그에 출전한 것도 5경기에 불과한 신예이기 때문. 그래서 김준형의 이름 주변에는 '파격', '깜짝스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일반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여준 선수여서 그런지 김준형이라는 선수를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았다. 비록 A매치를 소화한 어엿한 국가대표는 아니더라도 예비명단 발탁 후 신데렐라와 같은 스토리가 쓰여 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지난 17일. 수원의 1차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에서 직접 만난 김준형은 그런 평가가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에 다녀왔다고 달라진 건 없죠.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니라서 부끄럽고 오히려 자만하지 않게 마음을 다잡으려 해요"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본인 스스로도 좋은 일이 있었던 건 맞지만 선수로서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이 크다.
험난했던 선수 생활, 운동으로 고난 이겨내는 '노력왕'
김준형은 최근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게 된 것과는 다르게 선수 생활에 굴곡이 심했다.
중학교 때 축구부가 해체됐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U리그 왕중왕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까지 프로 팀의 입단 제의가 없었고 수원 입단 1년차 때 입은 부상으로 6개월 넘게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1군에 발을 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비관 아래 구단에 임대까지 요청했었던 김준형이다. 물론 김준형의 미래를 본 구단은 팀에 남기는 결정을 했다.
자포자기의 심정이 될 법한 시점도 많았지만 김준형은 선수 본연의 기본 덕목인 '운동'으로 시련을 격파해 왔다.
김준형은 "대학 때도, 수원에 처음 왔을 때도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어려울 때마다 운동으로 (스트레스 등을) 풀었던 것 같아요. 구단에 남게 되면서 R리그에서 뛰게 됐는데 거기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되면 뛸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라면서 꾸준한 노력으로 어려움을 이겨왔다고 말했다. 본인은 "멘털적으로 엄청 약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는데 납득되지 않을 만큼.
노력의 대가는 분명 따랐다. 지난해 7월 전남전서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FA컵 김포시민구단전 멀티골로 프로 선수로서 제대로 된 출발을 할 수 있었다. 김준형은 광양에서의 프로 데뷔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준형은 "(광양까지 따라오신) 아버지께서 울먹거리셨어요. 아무래도 기특하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저도 눈물 흘릴 것 같아서.."라며 회상에 젖었다. 이어 "대표팀에 뽑혔을 때는 오히려 아버지께서 무슨 소리하냐고 하면서 믿지 않으셨다. 막상 확인하고 나서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시면서 놀라시는 눈치였다"고 말하며 의외의 대표팀 발탁에서는 너무 놀라 리그 데뷔 때와는 반응이 사뭇 달랐다고 말했다.
다리까지 떨렸던 대표팀 발탁, 그 배경과 값진 경험
발탁 소식을 듣고 긴장해 다리까지 떨렸다는 김준형은 발탁 배경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이야기해줬다. 전 수원 스카우트 팀장이었던 마이클 김 대표팀 코치가 김준형을 추천해줬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파울로 벤투 감독의 수석코치인 세르지오 코스타가 김준형 발탁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던 모양.
김준형은 "저도 마이클 김 코치님이 추천하신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세르지오 (코스타) 코치님이 벤투 감독님에게 추천해주신 거였어요"라면서 "제가 수원에서 교체로 짧게 뛴 경기를 보셨다고 했어요. 다른 분의 추천을 받아 제 경기를 보러 오신 게 아니라 마이클 김 코치님과 함께 수원 경기를 보고 그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봤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울산 소집 훈련에 이어 해외파가 합류했던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준형에게는 강하게 남는 기억과 값진 경험이었다.
특히 TV에서 보았던 스타 플레이어 형들과 만남을 통해 훈련장 내외를 막론하고 느끼게 된 점이 많았다고 한다. 김준형은 특히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기성용에게 몸관리나 운동 외적으로 쉬는 법 등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김준형은 "6일 밖에 같이 있지 못하기도 했고 쉽게 다가가서 물어보지는 못했어요"라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식사할 때 해외에서 활동하는 형들이 있어서 외국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주워들었어요. 그런 부분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어 대표팀 생활도 동료들과 또래 친구들 덕분에 잘 적응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준형은 "룸메이트인 (주)세종이형이 제일 잘 챙겨줬어요. 그리고 우리 90년생 친구들 (김)민재하고 (황)인범이, (황)희찬이까지. 그동안 한 번도 인연이 없었지만 그 친구들이 어디 갈 때 같이 가자 해주는 등 최대한 안 떨어지게 해줬어요. 어색한 점 없이 잘 지냈던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변화가 감지되는 수원과 이임생 감독, 3년차 김준형
김준형은 UAE로부터 돌아온 뒤 수원의 전지훈련에 합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찌 보면 울산서부터 강한 훈련강도로 몸이 올라왔을 것 같지만 달라진 환경 탓에 몸상태가 오히려 완전하지 않은 김준형이다.
김준형은 "오히려 대표팀에서 운동을 너무 못했어요. 운동이 한 번 뿐이고 개인훈련을 할 수 없는 규칙이 있었거든요"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운동을 많이 해야 몸이 올라오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대표팀에서 훈련할 때 더 피곤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오히려 힘들었었죠. 몸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서 터키 가서 끌어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동계훈련은 김준형에게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3년차이지만 사실상 풀타임 1군으로서는 첫 동계훈련이기 때문. "마음적인 면에서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수원에서 3년 차고 대표팀에 다녀와서 자신감도 얻긴 했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준비하는 것에 있어서는 (대표팀에 다려온 것과 관계없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는 말과 일맥상통.
A대표팀에 다녀와 경쟁력이 생긴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1군 경쟁에 있어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 김준형이다. 새로 부임한 이임생 감독은 전진 압박을 통한 축구를 구상 중이고 나이와 관계없이 전술에 빨리 적응하는 선수를 기용할 뜻을 나타냈다. 김준형의 스타일과 잘 맞다고 볼 수도 있다.
김준형도 "개인적으로 처음 감독님의 구상을 들었을 때 좋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인 스타일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많이 뛰고 피지컬적, 파워풀한 플레이로 상대를 부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몸만 잘 만든다면 새로운 전술 하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요"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더 높은 꿈을 꾼다: ACL 진출-A매치 데뷔-영플레이어상 수상
프로 데뷔와 A대표팀 소집에 만족하지 않는다. 김준형은 내친 김에 더 높은 꿈을 꾸겠다고 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분위기가 약간 가라앉아있지만 자신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약진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김준형은 수원 팬들을 향해 "작년에 실망하신 분들이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올해도 체제가 확 바뀌면서 의문점도 많이 남잖아요. 다만 저희는 할 수 있는 한 조직적으로 잘 준비를 해서 좋은 경기를 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팬들도 많이 찾아와주실 거라 생각하고 저희가 보여드리는 모습을 보고 팬들께서 판단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개인적인 목표로는 훈련까지만 해봤던 A대표팀에서 정식으로 데뷔전을 치르는 것을 꼽았다. 그리고 K리그에서도 희소성 있는 영플레이어상 수상을 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2018년 후반기에 노력의 결실을 맺었던 김준형은 이제가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1, 2년차 때보다 더 알아봐주셔서 영광입니다. 더 보여드려야 하니 부담도 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라면서 2019년 더 높은 꿈을 향해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인터풋볼,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