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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2연승 혹은 2연패팀 속출…24개팀 확대, 수준 저하 불렀다[아시안컵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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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황의조가 12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왼발 슛을 날리고 있다. 이 슛은 골대를 맞았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김현기기자]아시안컵은 올해 UAE 대회부터 참가국을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렸다. 보다 많은 팀에 본선 티켓을 주면서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에도 문을 넓히기 위해서다. 동남아에선 필리핀이 본선에 처음 올랐고, 베트남이 12년 만에 참가 자격을 따냈다. 중앙아에선 키르기스스탄이 첫 출전 티켓을 얻은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이 2004년 대회 이후 15년 만에 명함을 내밀었다. 중동의 약소국 예멘도 아시안컵 본선에 처음 합류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2라운드가 종료된 가운데 24개국 확대에 따른 대회 전체적인 실력 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연승 혹은 2연패를 당한 팀이 속출하고 있다.

◇2연승 무려 9개팀, 2연패도 8개팀

24개 각팀이 14일까지 조별리그 1~2차전을 소화한 가운데 2연승 아니면 2연패를 기록한 팀이 많다는 것이 이번 대회의 트렌드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요르단이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잡고, 이어 시리아까지 제압해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한 것은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후부턴 뻔한 승부가 속출했다. 그 결과 C~F조에선 각 조 1~2번 시드 받은 팀들이 전부 2연승을 달렸다. C조의 한국과 중국, D조의 이란과 이라크, E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F조 일본, 우즈베키스탄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전부 1~2차전을 승리하며 16강행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이상 C조), 베트남, 예멘(이상 D조), 북한, 레바논(이상 E조), 투르크메니스탄, 오만(이상 F조)은 거꾸로 2연패를 당했다. 물론 몇몇 경기에선 3~4번 시드국들이 선전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승패가 예상을 뒤엎지는 않았다. 마지막 세밀함과 골결정력에서 기존 강호들이 앞섰다. 역시 2016년 대회부터 24개국으로 확대된 유럽선수권과 비교하면 아시안컵의 팀간 실력 차가 더욱 뚜렷하다. 유럽선수권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개최국 프랑스, 우승후보 스페인 등 2개국에 불과했다. ‘언더독’이 철저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무장, 기존 강팀들에게 승점을 곧잘 따냈다. 아시안컵에선 열심히 버티는 팀들도 결국엔 골을 허용했다.

◇1~2위 결정전, 각 팀 ‘눈치 싸움’ 치열할 듯

이에 따라 조별리그 3차전은 이미 2연승을 거둔 팀들에겐 순위 결정전으로, 2연패를 당한 팀들에겐 16강 티켓을 잡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 됐다. 1~2위의 토너먼트 대진 차이가 심한 C조 한국-중국전을 비롯해 D조 이란-이라크전, E조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전이 주요 경기로 떠올랐다. 한국-중국전에서 패하는 팀은 이후 16강전을 통과하더라도 8강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을 만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한국-중국전이 끝난 뒤 이란-이라크전이 벌어지는데 이란이 D조 1위를 위해 총력전을 벌일 지, 2위를 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힘을 뺄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국이 중국을 따돌리고 C조 1위를 할 경우, 8강에서 만날 것으로 보이는 E조 1위가 누구일지도 궁금하다. 일단 카타르가 북한을 2차전에서 6-0으로 대파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골득실에서 제친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도 1위와 2위 중 뭐를 차지해야 유리할 지 계산할 것으로 보인다.

◇1승2패 16강 충분히 가능…3~4위전 오히려 시선집중

무려 8개국이 2연패 기록하면서 조별리그 3차전은 막판 뒤집기 16강을 노리는 무대가 됐다. 역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16강행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2연패 팀이 많다보니 지금 상태에선 승점 3을 기록해도 16강에 갈 확률이 높다. 관건은 골득실을 얼마나 줄이는가다. 베트남은 1차전 이라크와 경기에서 2-3으로 졌고, 2차전 이란전에선 0-2로 패했다. 골득실이 -3이다. 일단 오는 17일 같은 2전 전패지만 골득실이 무려 -8인 예멘을 다득점으로 이기면 조별리그 통과가 충분히 가능하다. 박 감독도 예멘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반면 두 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허용한 북한은 레바논과 최종전을 이기더라도 골득실이 너무 낮아 토너먼트에 갈 확률이 낮다. 각 조 3위 6개팀 중 상위 4팀에만 16강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최소 3위 두 팀이 2무1패나 1무2패로 조별리그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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