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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박준면 "'신의퀴즈6' 기대 없지만 무조건 출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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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박준면 / 사진=매니지먼트 이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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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늘 이번 시즌이 마지막인 것 같은데 또 살았네요." 2010년 시즌1이 방송돼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은 OCN 드라마 '신의 퀴즈'는 8년 동안 다섯 시즌을 이어오며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시즌이 이어지면서 많은 배우들이 작품을 거쳐 갔지만 조영실 역의 박준면은 여전히 살아남아 극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위태롭던 이번 시즌에서도 그는 또 살아남았다.

다섯 번째 시즌인 '신의 퀴즈:리부트(극본 강은선·연출 김종혁)'는 한진우(류덕환) 박사가 희귀병 뒤에 감춰진 비밀을 풀고 범죄의 진실을 해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준면은 법의학팀 정신적 지주이자 뛰어난 실력과 따뜻한 마음을 겸비한 최고의 법의관 조영실 역을 맡았다. 이번 시즌에서 조영실은 뺑소니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한진우 덕에 결국 살아났다.

인터뷰 전날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왔다는 박준면은 "시원하다. 드라마가 겨울께 촬영을 시작해서 추위 때문에 힘들었다. 사실 속은 시원한데 많이 아쉽다. 어제 제가 깨어나는 신을 찍었는데 눈물을 흘려야 하는 신이었다. 사무소 식구들도 같이 찍었는데 같이 울고 그랬다. 나는 마지막 신이었는데 애들은 오늘도 찍고 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의 퀴즈'의 중심인 류덕환의 입대로 4년 만에 시즌5가 나온 만큼 박준면에게도 이번 시즌은 더욱 의미가 있을 터였다.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시즌5 출연을 결정했다는 박준면은 오랜만에 조영실로 돌아오는 만큼 시즌1부터 4까지 다시 보며 철저하게 준비를 해나갔다. 그는 "2018년 봄에 시즌5를 하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덕환이가 군대 갔다 오고 다시 한다니 믿기지 않았다. 4년이라는 공백이 있으니 팬들이 얼마나 기대가 컸겠냐. 저도 조영실 캐릭터 연기를 안 한 지 오래돼서 다시 공부했다. 텀이 있다 보니 다시 캐릭터를 잡는 데 힘들었지만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8년 전부터 이어져 온 자신의 조영실 연기를 보며 박준면은 많은 생각에 빠졌다. 희귀병을 소재로 한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고, 오랜 세월 한 작품을 지켜온 만큼 촬영장에서의 역할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시즌1과 달라진 점을 묻는 말에 박준면은 "확실히 나이 먹었다. 옛날 거 보면 팽팽하다. 그때 30대 초반이었는데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늘 촬영은 어렵다. 대본 외우는 건 늘 숙제고 너무 어렵다. '신의 퀴즈'는 숙제 같은 작품이다. 작품이 만만치 않다. 캐릭터가 어렵다. 악기로 치면 콘트라베이스 같다. 묵직하게 바쳐줘야 하고, 크게 티가 나지는 않지만 없으면 안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즌5가 되니 제가 어느새 고참이 돼버렸다. 촬영장 분위기도 중요한데 거기서 제가 꼰대 짓 하면 안 되고 애들과 섞여야 했다. 이번 시즌에 합류한 보라(정승빈 역) 준한(곽혁민 역)이한테도 텃세 부리면 안 되는데, 에피소드마다 게스트는 항상 바뀌니까 늘 안주인으로서 대접하는 느낌도 있어야 했다. 포지션에 대한 어려움도 있는 것 같다. 연기만큼 그런 것도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박준면은 극 중에서도 현장에서도 제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이에 시청자들은 '조 소장 죽이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벌써 시즌6 제작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늘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임한다는 박준면은 다음 시즌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8년 동안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늘 열려 있는 상황이죠. 시즌6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은 하나도 없어요. 근데 그렇게 8년이 왔죠. 새 시즌 한다고 하면 다행이다 싶고 또 출연해야죠. 사실 계속 하고 싶어요.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인데 이런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이에요? 위에서 끊어내면 받아들이겠지만 제가 어떻게 스스로 끊어내겠어요."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새 시즌에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막상 ''신의 퀴즈' 진짜 마지막을 상상해본 적이 있냐'는 물음에 박준면은 "기분이 이상하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tvN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경우는 영애가 노인이 될 때까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신의 퀴즈'는 장르물에 희귀병이라는 소재라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간다. 진짜 마지막 시즌이라는 얘기를 듣는다면 받아들이면서도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욕심도 날 것 같고, '그래, 잘 끝났다'는 생각도 들 것 같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 것 같다. 시청률이 대박 난 드라마도 아니고 잔잔하게 10년 가까이 이어온 거라 끝은 정말 모르겠다"고 전했다.

박준면의 모든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신의 퀴즈'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나왔다. 그에게 '신의 퀴즈' 의미를 묻자 "너무 어렵다"며 한참을 고민에 빠지더니 "'신의 퀴즈'는 숙제다. 저한테는 늘 항상 밀린 숙제 같은 기분이다. 늘 개운치는 않은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매일 아쉽지만 또 해내야 한다. 밀린 일기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있다"고 답했다.

박준면이 이토록 '신의 퀴즈'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해서는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 대한 청원을 할 만큼 오랜 시간 사랑해준 팬들이 있기에 그만큼 더욱 소중한 작품이 된 것이다. 박준면은 "팬심에서 시작된 드라마다. 모든 영광을 팬들에게 돌릴 수밖에 없다. 팬들이 만들어준 힘이다. 또 시즌6를 청원하고 계신데 '신의 퀴즈' 미래는 장담할 수 없지만 늘 기대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 저희가 팬들의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신퀴 폐인' '신퀴 마니아'분들 너무 감사하고, '신의 퀴즈' 운명을 같이 만들어갑시다"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신의 퀴즈' 다섯 번째 시즌까지 무사히 마무리한 박준면은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메노포즈'를 마무리한 후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에 출연한다. 쉴 틈 없이 달리는 그에게 '쉬고 싶지 않냐'고 묻자 "안 쉬고 싶다. 바쁜 후에 쉬는 게 달콤하다"며 "배우가 꾸준히 다작을 할 수 있다는 건 영광이다. 제가 뮤지컬도 하고 음악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지만 제일 큰 줄기는 배우에서 파생된다. 나이 먹어서도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욕심이라기보다는 배우는 연기를 해야 산다. 계속 살 수 있게 연기를 하고 싶다. 많이 불려 다니고 싶고 바쁘고 싶다. 비싸지 않으니 많이 불러 달라"고 당부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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