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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연재] 인터풋볼 'EPL POINT'

[EPL POINT] 연착륙은 성공, '포스트 벵거' 에메리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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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2018-19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도 반환점을 돌았다. 모든 팀들이 맞대결을 한 번씩 치르면서 어느 정도 순위 싸움의 윤곽도 나온 상황. 아르센 벵거 감독의 장기 집권이 끝난 아스널도 우나이 에메리 체제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에메리 감독의 지휘 아래 아직까지 확실한 개혁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1) 연착륙 성공, 교체 후폭풍 최소화

에메리 부임 후 긍정적인 점들이 클럽 전반부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벵거 감독이 물러나고 많은 우려를 샀지만 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경 은퇴 이후 오랫동안 혼란스러웠지만 아스널은 성공적으로 포스트 벵거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첫 걸음은 불안했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맞닥뜨린 맨체스터 시티-첼시에 패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컵 대회 포함 11연승을 거뒀고 상승세를 지속하며 22경기 연속 무패(17승 5무) 행진을 달렸다. 에메리 감독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물론 최근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부진에 빠진 모양새지만 현실적 목표였던 4위를 포기할 정도는 아닌 상황이다.

2) 이적시장: 가성비, 세대교체 감안, 두꺼워진 스쿼드

다른 라이벌 클럽과 달리 에메리 감독은 이적시장에서 아주 큰 지원을 받지 못했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의 교체로 인해 큰 폭으로 선수단을 변화시키는 것을 두려워했다. 이로 인해 에메리 감독은 기존 자원들을 최대한 자신의 전술에 적응시키면서 가성비 좋은 영입으로 빈자리를 메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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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적시장에 불어온 인플레이션을 생각해보면 아스널은 현명한 이적시장을 보냈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있는 최전방을 제외하고 포지션별로 준척급 선수들을 데려왔다. 페트르 체흐의 장기적 대체자인 베른트 레노를 비롯해 소크라티스, 루카스 토레이라, 마테오 귀엥두지, 스테판 리히슈타이너가 스쿼드에 포함됐다. 빅사이닝은 없었지만 스쿼드를 두텁게 하면서 미래와 경험을 동시에 잡는 결정들이었다.

3) 전술: 벵거 시대 문제점 교정-과감한 용병술

자신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필요한 자리를 메우면서 에메리 감독은 자신의 전술적 역량과 날카로움을 선보일 수 있었다. 벵거 감독 시절 뛰었던 선수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으면서 세부적인 전술을 교정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스타일의 아스널을 만들고자 했다.

접근법 자체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아스널은 전술에 있어 다소 변화에 둔감한 모습이었고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어려운 경기를 하기 일쑤였다. 최근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전환' 등 속도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이에 에메리 감독은 아스널에 새로운 색채를 입혔다. 팀 압박 강도를 높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축구를 구사했다. 경합 상황에서 밀리지 않고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었다. 다소 실점은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결과를 가져오는 경기가 많아졌고 리그 내 팀 활동량에서 최상위에 오르는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이전의 아스널과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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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대했던 것보다 성장속도가 느려진 선수들에 대한 교정도 이뤄졌다. 특히 측면 쪽 선수들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EPL 최고의 풀백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침이 있었던 헥터 베예린이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백패스가 많아지고 장점보다 단점이 두드러지던 베예린의 문제는 공을 받는 위치를 전진시키고 공격 가담 빈도를 늘리면서 경기력 향상을 불러왔다.

팀적으로도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스리백으로 변화를 가져갔고 그 결과 베예린, 콜라시나츠, 롭 홀딩 등 젊은 피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용병술도 달라진 점이다. 아스널은 유난히 전반에 리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이른 시간 교체 카드가 적중하면서 역전시키는 면모를 보였다. 전반 이후 빠른 분석으로 대처했다. 예전의 아스널과 달라진 많은 것들 중 하나였다.

아스널은 여전히 우승권-4위권 팀 등 라이벌과 경기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변화의 방향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4) UCL 복귀와 세대교체 작업, 에메리 첫 시즌 바로미터

시즌 준비와 과정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프로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결과인 만큼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하는 건 에메리 감독도 피해갈 수 없는 점이다.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1월 이적시장을 현명하게 보내야 하고 보강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복귀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그 다음을 생각할 수 있다. 2시즌 연속 유로파리그 진출에 그친 아스널 입장에서는 금전적-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챔피언스리그 복귀는 필수적이다.

아스널이 챔피언스리그 복귀할 수 있는 경로는 두 갈래다. 바로 리그 4위 내 진입과 유로파리그 우승이다. 둘 모두 쉽지는 않아보인다. 리그에서는 토트넘-첼시와 3-4위권을 형성했지만 최근 부진으로 인해 4위 첼시와 격차가 5점으로 벌어졌다.

유로파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조별리그를 순조롭게 통과하긴 했지만 우승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첼시, 세비야, 인터밀란, 나폴리 등 각 리그의 대표 주자들과 복병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여러 일정이 섞여있고 부상자가 많기 때문에 전략적인 선택과 스쿼드 관리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스쿼드 변화 역시 이번 여름보다 앞으로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아론 램지와 대니 웰벡 등의 이탈 가능성이 높고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메수트 외질도 연일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외질의 경우 에메리 감독의 축구에 잘 녹아들지 못한 상황이어서 빠른 거취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당초 1월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던 아스널의 계획은 달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자가 많은 상황이고 2선 자원들의 부진과 불안한 수비진 문제로 인해 어느 정도의 영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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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리 감독이 노리는 변화의 방향성은 좋아 보인다. 다만 에메리 감독이 앞으로 아스널에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입지와 토대를 만들고 싶다면 챔피언스리그 복귀라는 명확한 결과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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