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한 기성용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페널티킥 실패, 유효슈팅 0'.
사상 처음으로 2019년 새해 첫날 평가전을 치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성적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대0으로 비겼다.
6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 최종 리허설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날 벤투 감독의 목적은 '실험'이자 선수들의 새로운 전술에 대한 테스트 성격이 짙었다. 무승부 결과에 대해 '실망'과 '연막' '실험일 뿐'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이날은 왼쪽 풀백 홍철(수원 삼성)과 김진수(전북 현대)가 부상 여파로 뛰지 못하고,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빠진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변형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8월 한국 대표팀을 맡은 이후 7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3-4-2-1 포메이션. 손흥민이 뛰지 못하는 조별리그 3경기를 대비한 '대안 찾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전반전을 평가하자면 '실망' 그 자체였다. 황인범(대전 시티즌)을 비롯한 선수 대부분이 전술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황희찬(함부르크)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사우디 골문을 위협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게다가 시즌이 끝난 K리그 선수들의 움직임은 다소 무거워 보였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한국 팀 버스 운전기사의 실수로 이날 선수들은 경기 시작 50분 전에야 경기장에 도착했고 제대로 몸을 풀지도 못한 채 경기를 치러야 했다. 컨디션 저하에 처음 실전에 도입된 스리백 전술, 그리고 제대로 달궈지지 않은 몸까지 전반전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후반 들어 트레이드 마크인 '포백'으로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뒤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흐름을 가져오긴 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유효슈팅은 후반에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가장 유력한 득점 기회마저 놓치며 벤투호는 2019년 첫 A매치 승리를 놓쳤다. 전반 35분 기성용이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섰지만 공은 왼쪽으로 깔리며 골대를 비켜나갔다. 페널티킥조차 유효슈팅이 되지 못한 것이다.
7경기 연속 무패 기록에도 벤투호는 또다시 '페널티킥 악몽'에 발목을 잡혀 치열한 토너먼트 승부를 앞두고 불안감을 키웠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은 이후 단 한 번도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과 우루과이전에서 손흥민이 실축을 했지만 튀어나온 볼을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황의조가 뛰어들어 간신히 득점에 성공한 바 있다.
물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8강전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대다. 벤투 감독이 평가전에서 한국의 패를 미리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이 경기를 통해 다양한 선수를 폭넓게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벤투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비록 득점 없이 비겼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며 "선수들이 짧은 기간 훈련한 스리백 전술을 잘 이해하고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